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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 물가 상승의 주범으로 기업을 지목했다. 값은 똑같이 받으면서 제품 중량을 줄이는 식으로 슈링크플레이션을 일으키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 예비 경선인 네바다주 프라이머리를 하루 앞둔 이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요리사 노동조합 관계자들과 회동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회복할 수 있다. 물가상승률이 낮아지고 있다”면서도 “아직 (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할 일이 더 많다”고 진단했다.
그는 “높은 물가는 부분적으로 ‘약간의 기업 탐욕’의 결과”라고 말했다. 미국 식품기업 마스의 초콜릿바인 스니커즈를 예로 들며 “미국인들이 동일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초콜릿바의 크기는 줄어들었다”고 언급했다.
고물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높은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인플레이션 책임을 기업에 전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022년부터 미국 물가가 치솟기 시작하자 민주당 일각에서는 대기업의 탐욕(greed)이 물가 상승(inflation)을 이끌었다는 ‘그리드플레이션(greedflation)’이라는 용어를 내놨다.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혼란이 진정됐음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핑계로 기업들이 상품과 서비스 가격을 필요 이상으로 높였다는 주장이다.
미국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지난달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1%는 “상품 가격이 지난달보다 올랐다”고 답했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4%로 전달 대비 0.3% 올랐다. 응답자들은 또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인플레이션에 잘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15%포인트 차이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줬다. 모닝컨설트는 “바이든 대통령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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