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고교 3학년 학생이 대학 입시를 치르는 2025학년도부터 전국 의과대학 정원이 2000명 늘어난다. 정부가 무너져가는 지역·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 대대적인 의사 인력 충원에 나서면서다. 의대 정원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확대되자 이에 반대하는 의사들은 집단휴진 등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보건복지부는 6일 보건의료인력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내년부터 국내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증원한다고 발표했다. 아직 구체적인 지역별 정원 배정안은 확정하지 않았다. 교육부는 대학별 모집 요강이 확정되는 오는 4월께 대학별 세부 배정 인원 등을 공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비수도권 의대를 중심으로 의대 정원을 집중 배정한다는 원칙에 따라 교육부와 협의해 학교별로 필요한 인원을 배정할 것”이라고 했다. 지방국립대 등을 중심으로 정원 확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의대 정원은 2006년 이후 3058명을 유지해 왔다. 내년 5058명으로 65% 늘어나면 19년 만에 바뀐다. 정원이 늘어나는 것은 1998년 제주대 의대가 신설된 뒤 27년 만이다.
정부는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민생토론회에서 2035년께 국내 의사 인력이 1만5000명 정도 부족할 것이라는 추계 결과를 공개했다. 이 때문에 내년부터 10년간 의대 정원이 평균 1500명 정도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날 정부가 공개한 규모는 이런 의료계 안팎의 예상을 뛰어넘는 숫자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를 통해 “국민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의사 인력 확대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말했다.
이지현/도병욱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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