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출신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6일 정부의 의대 입학 정원 방침에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도,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 기피 현상 등을 해소하지 않으면 정부 계획은 근본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날 MBN '뉴스와이드'에서 "우선 의사가 더 늘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라면서도 "이렇게 증원만 하고 (필수 의료 기피) 문제에 대해 해결하지 않으면 10년 후에는 매년 서울에서 2000개의 피부과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저는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거기에 따라 정확하게 의사 숫자를 계산해서 늘리자는 입장이다. "무조건 숫자만 늘린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될 건 아니다"라며 "지금 첫 번째로 큰 문제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의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충분한 의료 인력이 확보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두 번째 문제는 '의사 과학자'가 필요하다. 즉, 직접 환자를 진료하기보다는 병의 원인을 발견하고 치료 방법을 개발하고 실험하는 그런 의사 과학자들이 필요한 것"이라며 "세 번째 문제는 지방 의료다. 이런 문제에 대해 제대로 해결할 의지나 재정을 투입할 계획을 갖고 나서 '우리가 이 정도 의사가 부족하니까 더 늘리겠다'고 제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피 과 인력난 해결 방안에 대해선 "현재 인력이 부족한 이유 중 하나는 수가가 굉장히 낮다. 일에 비해 수가를 높여야 한다"며 "법적인 책임이 과하다. 예를 들어 길을 가다 갑자기 어떤 분이 쓰러지셨는데, 그분을 선의를 가지고 열심히 치료했는데 돌아가셨다고 치료한 사람을 감옥에 집어넣으면 안 되지 않나. 그런데 현재 보호받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했다.
대한의사협회가 의대 증원을 강행할 경우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한 데 대해선 "그런 휴진까지 가지 않을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정부가 대화의 창구를 열고 기간을 정하고 그다음에 '어떤 문제들을 어떤 식으로 해결하겠다', '어느 정도의 재원을 확보해서 여기에 투자하겠다' 이런 의지들을 보여주면서 서로 타협하는 그런 자세가 국민들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고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동결됐던 의대 정원을 2025학년도 입시에서 5058명으로 2000명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필수 의료 위기를 의대 증원으로 타파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의협을 비롯한 의사단체들은 집단 휴진, 파업 등을 예고하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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