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뭉칫돈 몰렸다…LG엔솔 회사채에 5.6조 '주문폭발'

입력 2024-02-07 16:37   수정 2024-02-07 22:30

이 기사는 02월 07일 16:3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회사채 시장에서 새로운 기록을 썼다. 이 회사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5조6000억원이 넘는 매수 주문이 이어졌다. 지난해 6월 창사 후 첫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기록한 역대 최대 주문액(4조7200억원)을 8개월 만에 갈아치웠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2년물 1200억원, 3년물 3600억원, 5년물 2400억원, 7년물 800억원 등 총 8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신증권이 주관사를 맡았다.

수요예측에서 2년물에 1조3400억원, 3년물에 2조5450억원, 5년물에 1조4200억원, 7년물에 3050억원 등 총 5조6100억원의 매수 주문이 접수됐다. 2012년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 도입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지난해 6월 LG에너지솔루션이 회사채 시장에서 5000억원 모집에 2년물에 1조1350억원, 3년물에 1조7400억원, 5년물에 1조8450억원의 등 4조7000억원이 넘는 주문을 확보한 기록을 갈아치웠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LG에너지솔루션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매겼다.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의 회사채는 신용등급 ‘AA급’의 평균 민평금리를 조달금리 기준으로 삼았다. △2년물 16bp(1bp는 0.01%포인트) △3년물 18bp △5년물 21bp △7년물 32bp 낮은 수준에서 모집 물량을 채웠다.

LG에너지솔루션 이날 수요예측 흥행에 힘입어 최대 1조6000억원까지 증액 여부를 논의할 방침이다. 증액 최대 한도인 1조6000억원까지 발행액을 확대할 경우, 회사채 단일 발행 기준 역대 최대 규모 기록을 세우게 된다. 종전 단일 발행 최대 규모는 SK하이닉스가 지난해 2월 발행한 1조3900억원이었다.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역대 최대 주문액을 확보한 만큼 발행액도 최대치까지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회사채 시장에서 역대급 ‘연초효과’가 펼쳐지면서 올해 회사채 시장 최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에 대규모 매수 주문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연초 회사채 시장은 연일 ‘완판’ 행진 중이다. 기관들이 지갑을 푸는 ‘연초효과’에 금리 인하 기대감과 태영건설 워크아웃 우려 진정 등이 겹친 효과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뺀 순발행액은 7조1049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의 여파로 2차전지 업계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탄탄한 실적 등이 수요예측 흥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영업이익 2조1632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12월 출범 이후 3년 만에 2조원대 영업이익을 냈다.

재무지표도 안정적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말 연결 잠정실적 기준 부채비율 86.4%, 차입금의존도 24.1%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신용평가사들은 부채비율이 200% 미만, 차입금의존도가 30% 미만일 경우 해당 기업의 재무구조가 건전한 것으로 판단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외 회사채 시장을 적극 찾고 있다. 공격적인 설비투자 확대로 2022년 IPO를 통해 확보한 10조원의 ‘실탄’을 대부분 소진해서다. 지난해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1조원을 조달한 데 이어 외화채 시장에서도 10억달러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번에 확보한 자금도 글로벌 설비투자에 투입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제너럴모터스(GM) 1∼3 합작공장을 비롯해 스텔란티스, 혼다, 현대자동차와의 합작공장, 미시간·애리조나 단독 생산공장 등을 운영 또는 건설 중이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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