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의 조류경보 발령 일수 데이터를 보면 다행히도 남조류 대발생 경보 발령 사례는 없긴 하지만 관심과 경계 단계의 발령 일수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조류경보가 한겨울까지 지속해서 발생하는 이상 현상도 보인다. 이는 부영양화에 따른 남조류 발생이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발생 기간 역시 장기화한다는 뜻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공통 현상인 듯하다.
녹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질 개선이 필수다. 환경부는 수질 개선을 위해 공공 하수처리시설 방류수에서 인 농도 등의 기준을 강화하고 시설 사업을 이행했다. 수질 개선 효과는 있었지만 녹조 방지에는 충분치 않았다. 댐과 보를 이용한 수량 관련 대안들도 고려됐으나 수질 개선 없이는 녹조 저감 효과가 크지 않고 수력발전과 가뭄 대비에 필요한 수자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녹조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수질 기준이 현재 계획 수준보다 강화돼야 한다. 녹조 예방을 위해서는 축산업과 농업 분야의 오염원 관리를 강화하고 하수 유래 영양염류의 삭감 목표치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 또한 현재의 전국 획일적인 수질 규제 제도에서 벗어나 녹조 취약 지역에 맞는 유연하고 촘촘한 수질관리로 전환해야 한다. 수질 개선만으로 녹조 방지가 힘든 경우에 한해서는 댐·보 시설을 이용한 수량 조절을 동시 적용하는 통합물관리 방안도 고려돼야 한다.
유역 물 환경 디지털트윈(가상모형) 도입으로 조류 모니터링과 녹조 예측 성능이 개선되면 사전 대응뿐 아니라 수돗물 및 친수공간 조류독소의 위해성 관리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최악의 기후 변화 시나리오에도 녹조에서 국민 건강의 안전이 담보되도록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이를 이행할 과학 기술적 대안 제시가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물 환경 정책은 낙동강 페놀 오염 사태를 계기로 대전환하면서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섰다. 녹조는 위기이기도 하지만 기후 변화에 선제 대비할 기회이기도 하다. 물을 다스린다는 청룡의 해인 올해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 대책을 마련해 국가 물 환경 정책에 제2의 대전환이 시작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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