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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카드빚 연체율이 지난해 4분기 급상승했다. 특히 연체 기간이 석 달 이상인 ‘악성 대출’ 비중이 12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또 미국의 가계 부채는 2경원을 넘은 것으로 조사됐다.
뉴욕연방은행이 6일(현지시간) 공개한 2023년 4분기(10~12월) 가계부채 및 신용 보고서에서 4분기 신용카드 대출 잔액은 전 분기 대비 500억달러 증가한 1조130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중 8.5%가 4분기 연체 상태로 전환됐다. 연체 기간이 90일을 넘는 ‘악성 대출’ 비중은 6.36%로 1년 새 2.35%포인트 올랐다. 2011년 2분기(6.9%)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4%대 초반이던 2년 전과 비교하면 59%가량 뛰었다.
특히 19~29세와 30~39세 젊은 층의 카드 연체율이 각각 9.65%, 8.73%로 다른 연령층(4~6%) 대비 높았다. 소득이 적을수록 고금리 환경에서 이자 부담을 더욱 크게 느낀다는 얘기다.
자동차 대출 잔액은 1조6100억달러였다. 7.7%가 연체 상태로 넘어갔고 악성 연체 비중은 2.6%였다.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잔액은 모두 관련 자료가 있는 2003년 이후 최대 규모다. 윌버트반 데어 클라우 뉴욕연방은행 연구원은 “신용카드와 자동차 대출 연체율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오르고 있다”며 “청년층과 저소득 가구의 금융 스트레스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4분기 미국의 총 가계부채 규모는 17조5000억달러(약 2경3000조원)로 집계됐다. 직전 분기 대비 2120억달러(1.2%), 전년 동기 대비 6040억달러(3.6%) 늘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12조2500억달러로 비중이 가장 컸다. 주택 지분을 담보로 신규 대출을 일으키는 대출 상품인 주택자산신용한도(HELOC) 잔액은 2022년 1분기 이후 일곱 분기 연속 증가해 3600억달러로 집계됐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의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낮고 소득 수준은 늘고 있지만 높은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 페달 탓에 가계 대출 부담이 한층 커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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