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만취 운전으로 50대 가장을 숨지게 한 '유명 DJ' 안모씨가 구속된 가운데, 현장에서 사고를 목격한 이들로부터 목격담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7일 뉴스1에 따르면 사고 현장 인근 한 호텔의 주차요원으로 새벽 근무를 하고 있던 배씨는 "(사고 당시) 일반적으로 교통사고가 났을 때 나는 '쾅' 소리가 아니라 '끼익'하고 끌리는 소리가 났다"고 전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20대 피의자 안씨는 같은 차선을 달리던 오토바이 운전자 A씨를 뒤에서 들이받고, 그 상태로 100m가량을 더 이동한 뒤에야 멈췄다. 배씨는 A씨가 100m가량을 끌려가는 모습을 목격한 것.
배씨는 "머리에서 피가 양동이만큼 나오는 상황이어서 차마 손을 댈 수가 없었다"면서 기억을 떠올리기 힘든 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고 한다. 그는 구급대원들이 도착해 심폐소생술 후 A씨가 구급차에 옮겨지는 것까지 보고 자리를 떠났다.
배씨는 사고 당시 안씨의 모습에 대해선 "20대 초중반처럼 보였는데 상황 파악을 전혀 못 하는 것처럼 보였다"며 "사람이 아무리 경황이 없어도 그렇지 그냥 멍하니 강아지 안은 채로 눈만 끔벅끔벅하더라"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형(주차요원)과 함께 그 여자분하고 대화를 해봤는데 술을 먹었다기보단 약을 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상황 인지 자체가 안 되는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사고 목격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도 지난 3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장 사진을 공개하면서 "사고 내고도 개 끌어안고 앉아있다가 경찰한테 협조 안 하고, 경찰이 강아지 분리하려 하자 싫다고 찡찡대면서 엄마랑 통화하겠다더라. 몇 분간 실랑이한 후 수갑 차고 갔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지난 3일 오전 4시3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술을 마시고 흰색 벤츠 차량을 몰다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추돌했다. 사고 당시 안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으로, 이 사고로 오토바이를 몰던 50대 A씨가 병원에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는 홀로 어린아이를 키우던 가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4일 안씨에 대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 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어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5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안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원에 도착한 안씨는 '피해자 측에 할 말이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