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07일 10:58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경축 9회 졸업생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취임.'
서울 동작구 경문고는 이 지역 명문고다. 1980년 출범해 적잖은 동문이 정·재계에 진출했다. 도로 건너편 세화고·여고와 서문여고, 서울고, 상문고 등 '8학군'과 비교선상에 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경문고 출신들은 "8학군에 밀리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2022년 6월 선배인 이복현 원장이 취임하면서 이들의 자신감은 더 커졌다. 학교 정문에 이 원장의 취임을 축하는 플래카드를 반년 넘게 걸었다. 이 원장이 모처럼 학교 주변을 찾은 날. 국민의힘에서 이 지역구에 단독출마한 나경원 전 의원과 만나면서 여러 해석이 따라 붙고 있다.
이 원장은 7일 서울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을 찾았다. 이 원장의 모교인 경문고에서 도보 5분 거리다. 그가 학창시절 수없이 지나친 시장 골목이다. 현재는 서초구에서 거주하는 이 원장이 졸업 후 모처럼 만에 금의환향한 것이다.
이날 '금융권이 함께 하는 설맞이 전통시장 나눔 활동'이라는 명목으로 옛 동네 시장을 찾았다. 금융사와 십시일반 한 5000만원으로 이수역 시장에서 떡·과일·건어물을 비롯한 생필품을 구입해 지역사회 취약계층 등에 전달하는 행사다.
남성시장을 거닐던 이 원장은 마침 여기서 유세 활동을 벌이던 나경원 의원과 대면했다. 오는 4월 총선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는 나경원 전 의원과 이 원장은 5분 동안 간단하게 환담을 했다. 나 전 의원은 "어떻게 왔느냐"며 이 원장과 인사를 나눴다. 나 전 의원은 이어 대동한 이재근 KB국민은행 은행장을 바라보며 "KB가 저희 지역구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원장은 한 때 동작구 총선 출마설이 돌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금감원 임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절대 출마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 이 원장이 이날 출마설이 돌던 남성시장에서 나 전 의원을 만나자 여러 해석이 따라붙었다. 일각에서는 일정이 미리 공지된 행사인 만큼 나 전 의원이 이 원장의 등장에 맞춰 기습 등장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혀 계획된 만남이 아니다"며 "이 원장도 이 자리에 나 의원이 등장한 것을 보고 크게 당황했다"고 해명했다. 남성사계시장을 행사 장소로 선정한 배경에 대해선 "추첨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