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강박증을 앓아 문 앞까지 쓰레기를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생활한 주민들이 기초자치단체의 도움으로 치료받게 됐다.
8일 대구 수성구에 따르면 파동 한 주택에 살던 A씨와 B씨는 장기간 저장강박증으로 인해 집 대문 앞까지 쓰레기를 쌓아두고 살았다.
이에 폐지, 플라스틱, 맥주캔 등 동네 이곳저곳에서 모아온 쓰레기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인근 주민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다.
저장강박증이란 강박적인 저장 욕구와 관련된 심리 질환으로, 불필요하거나 가치 없는 물건을 지나치게 모으는 것에 대한 강한 욕구와 그로 인해 생기는 강박적인 행동을 뜻한다.
저장강박증을 가진 사람들은 물건을 버리기 어려워하고, 보관하는 물건에 대한 강한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곤 한다. 집이 지나치게 혼잡해지는가 하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고, 사회·지역적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이번 사례의 경우에도 악취와 위생 문제를 해결해달라는 주민 민원이 하루에 7건 이상 꾸준히 수성구에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은 해당 주택을 여러 차례 방문해 A씨 등을 설득했고, 끝내 "청소해도 좋다"는 허락받았다.
이후 수성구 자원순환과를 비롯해 파동 행정복지센터, 자활기업 수성행복산업 직원들은 지난 6∼7일 대청소를 실시했다. 총 11명이 이틀에 걸쳐 수거한 쓰레기만 1.5t에 달했다고 한다.
수성구는 A씨와 B씨뿐만 아니라 또 다른 가족인 C씨까지 전문기관과 연계해 정신건강 상담과 치료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한편 수성구는 2019년 '저장 강박 의심가구 지원조례'를 제정한 이후 총 28세대를 지원한 바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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