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축구 스타 리오넬 메시가 부상을 이유로 홍콩과의 친선 경기에 출전하지 않은 가운데, 그로부터 3일 뒤 열린 일본과의 경기에는 나서 중화권 팬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메시는 7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비셀 고베와의 프리시즌 친선 경기 후반 15분에 교체 출전해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약 30분간 뛰었다.
지난 4일 홍콩에서 노쇼 논란을 일으켰던 메시는 이날 역시 출전 여부가 명확하지 않았으나 후반전 들어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가 등장하자 도쿄 관중은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중화권 축구 팬들은 "무시하는 처사"라며 분노했다. 후시진 중국 환구시보 전 편집장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중국 팬들에게 사과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특히 이들은 메시의 팬 서비스도 지적하고 있다. 메시가 일본의 유명 호스트 롤랜드와 만나 인증샷을 남긴 사실이 공개되자 "홍콩 방문 당시에는 팬들과 소통이 거의 없었고 홍콩을 떠날 때까지 대부분 무표정으로 있었는데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네티즌들은 메시가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주류업체 '츠수이허' 홈페이지에 몰려가 메시와 관계를 끊을 것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는 해당 사건에 정치적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7일 자정께 온라인에 발간한 논평에서 메시의 홍콩 친선 경기 결장을 두고 "메시와 소속팀 인터 마이애미의 해명은 설득력이 없으며 그 뒤에 놓인 진짜 이유에 대한 많은 추측이 제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홍콩이 해당 경기를 통해 경제적 부흥을 꾀하는 때에 외세가 고의적으로 이 일(메시의 결장)로 홍콩을 곤란하게 만들려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또한 "일부 서방 매체가 이번 기회를 이용해 홍콩을 비방하려 했다는 점도 짚어야 한다. 그들은 이번 일이 홍콩의 국제적 이미지와 평판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며 "이는 터무니 없는 소리다. 누군가 곤란해야 한다면 그것은 메시, 인터 마이애미, 태틀러(친선경기 주최사)이다"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메시를 보기 위해 중국 신장에서 12시간을 여행해 홍콩에 간 팬들도 있었다"며 "인터 마이애미의 이번 프리시즌 6개 친선 경기 중 메시가 결장한 경기는 홍콩 단 한 번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메시가 속한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이 오는 3월 중국에서 친선 경기를 할 예정"이라며 "메시가 그 이전에 합리적인 해명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메시의 '노쇼 논란'은 홍콩 정부조차 출전 여부를 경기 종료 10분 전에야 통보받았다고 밝히면서 파장이 커졌다. 홍콩 소비자위원회에는 해당 경기의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 불만 600여건이 접수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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