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소윤섭옥수수연구소는 옥수수 품종 개발 및 종자 보급을 하는 스타트업이다. 충북대 식물자원학과 교수인 소윤섭 대표(51)가 2022년 11월에 설립했다.
소 대표는 미국에서 옥수수 유전육종에 관한 공부를 통해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2011년부터 충북대학교에서 여러 종류의 옥수수 품종 개발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10여 년간의 연구개발 결과인 옥수수 신품종을 가지고 소윤섭옥수수연구소를 설립해 국내 재배환경 적응성이 우수한 종자를 직접 생산하여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소 대표는 지난해 초당옥수수 신품종 3개를 선보였다. 슈프림 시리즈로 이름 붙인 신품종 초당옥수수는 노란색인 슈프림골드, 흰색인 슈프림화이트, 노란색과 흰색이 한 이삭에서 나타나는 바이컬러 계열인 슈프림듀오다. 국내 환경에서 지난 10년간 개발을 시도하여 몇 차례의 실패를 통해 작년에 개발을 완료했다.
“현재 국내에서 재배되는 초당옥수수 종자는 대부분 수입산입니다. 이 수입산 품종에 비해 발아율, 당도, 품질 등에서 전혀 뒤지지 않는 국내 품종이 개발된 것입니다. 초당옥수수의 경우 외국 종자에서 바이러스 검출 등으로 인한 수입 금지 등 종자 수급에 대한 불안정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자체 기술을 보유한 저는 종자생산과 보급에서 이러한 재배 농가의 불안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3가지 신품종 중 흰색 초당옥수수는 2023년 중국 시험 재배를 성공적으로 끝내고 중국 종자회사와 2024년부터 본격적인 확대 시험 재배를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할 예정입니다.”
소 대표는 찰옥수수 신품종인 대박찰을 개발했으며 국책사업을 통해 기술사업화를 진행하고 있다. 대박찰은 충북 괴산을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는 곁순이 많이 나는 대학찰의 단점을 보완한 신품종이다. 대학찰은 재배 기간 중 곁순 제거작업에 많은 노동력과 인건비가 들어가는데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재배 농가들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소 대표는 “대박찰은 곁순이 거의 나지 않아 재배 시 획기적인 노동력 절감이 가능하며 품질 또한 대학찰에 뒤지지 않는 신품종”이라고 말했다.
소 대표는 기능성 사료용 옥수수 품종 진주옥도 개발했다. “사료용 옥수수는 100% 노란색 옥수수를 이용합니다. 이에 비해 진주옥은 흰색 옥수수입니다. 흰색옥수수는 노란색 옥수수에 비해 비타민A 함량이 적은 편인데 비타민A는 다이어트 효과가 있어 지방축적을 억제합니다. 마블링이 등급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국내 상황에서 비육 후기 지방축적을 위해 비타민A 급여를 제한하는데 비타민A 함량이 더 적은 사료를 급여함으로써 사육 마지막 단계에서 마블링 형성에 도움이 되는 기능성 사료를 생산할 수 있는 품종입니다.”
소 대표는 “육종가의 관점에서 소비자는 종자를 사서 재배하는 재배 농가와 이들 재배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을 소비하는 일반 소비자로 나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일차적으로 중요한 고객이라면 역시 재배 농가라 할 수 있습니다. 시험 평가를 주 재배단지 농가를 섭외하여 실증시험을 하면서 그 지역 재배 농가들에 신품종을 알리고 있고 이를 통해 시장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오프라인에서는 신품종 품평회 등을 개최하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의 SNS를 통해 지속해서 개발 활동과 아이템에 대한 홍보를 진행 중입니다.”
소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대학 때부터 지금까지 옥수수 유전육종에 대해 공부를 하였습니다. 육종은 좋은 품종을 개발하는 것인데 이는 결국 산업화로 이어지게 됩니다. 지난 13년간 품종 개발과 연구에 매진하였고 그 결과물의 산업화에 성공하는 것까지가 품종 개발의 완료라 생각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기업 설립을 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의 연구개발은 충북대 소속 소윤섭 교수로서 여러 국책사업 등을 통해 진행해 왔고 이제 종자생산과 보급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기업 설립과 투자유치를 통해 진행하고자 합니다.”
창업 후 소 대표는 “실험실 창업이다 보니 주변에서 도움을 주는 학과 학생들이 직접 연구개발 과정뿐 아니라 품평회 등을 통한 신품종의 소개 활동을 체험하게 됐다”며 “이를 통해 본인들의 전공 분야에 대한 실질적인 경험치를 얻을 수 있는 부분에 관해 이야기한다. 여러 학생에게 긍정적인 동기부여가 된다는 부분이 가장 보람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여 “오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품종이 농가에서 직접 자라고 있는 모습은 그간의 노고를 모두 씻어버릴 만큼 아름답게 보인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소 대표는 “단기적으로는 IR투자 유치를 통해 사업의 내실화를 기하고 더 나아가 TIPS 프로그램 참가를 통해 사업의 고도화를 준비중”이라며 “소윤섭옥수수연구소를 통해 국내 옥수수 품종의 국산화를 일정 부분 달성하여 로열티 없는 품종이 국내 환경에서 재배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재배 농가의 현장 애로사항을 반영한 새로운 품종 개발을 지속할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에서 고도화된 국내 육종 기술과 자원을 후임 육종가 양성의 장으로 활용해 농촌의 풍요와 국내 먹거리 산업의 자급률 향상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설립일 : 2022년 11월
주요사업 : 옥수수 품종 개발 및 종자 보급
성과 : 신품종 초당옥수수 3개 품종, 찰옥수수 신품종 대박찰, 기능성 사료용 옥수수 진주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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