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주주가치 제고 공시 의무 등 담길 듯

입력 2024-02-12 17:56   수정 2024-02-13 00:43

주식시장이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수혜주 찾기로 분주하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으로 저PBR주의 테마성이 짙어지면서다. 단기간에 저PBR주 관련 상품 거래가 급증하는 등 일각에선 과열 우려와 함께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저PBR 업종으로 불리는 KRX보험과 KRX은행 지수는 이달 들어 각각 18.3%, 12.4% 상승했다. 저PBR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량도 급증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펀드의 지난 2일 거래량은 14만2134주로 나타났다. 이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직전인 1773주와 비교했을 때 80배 넘게 증가한 수치다.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달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 비상경제장관회의를 통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상장사들은 한국거래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기업 가치 개선계획에서 PBR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치 제시를 포함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대응 전략을 밝히게 된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달 말 발표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PBR이나 ROE 목표치 제시는 상장사별로 알아서 할 일이지만, 장단기 목표 설정을 통해 이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일본식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금융당국은 PBR 1배 이하 기업을 대상으로 자본 효율성 개선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 저PBR 종목의 주주환원책을 끌어냈다.

다만 이미 저PBR주 전반의 과열 우려가 고개를 드는 상황은 투자자들이 염두에 둬야 한다. 실제로 시장에선 무분별한 저PBR주 찾기로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주주가치 제고 방침과 함께 ROE 개선이 기대되거나 배당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이익 창출 능력 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다. 이외에 자사주 매입·소각, 배당 확대 여력 등을 고려해 저PBR 업종 내에서도 선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류은혁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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