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화 리튬 양산…"차세대 배터리 소재 주도"

입력 2024-02-12 17:27   수정 2024-02-13 00:46

전기차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의 전해질이 액체로 된 2차전지다. 이와 달리 전해질이 고체로 된 2차전지가 ‘전고체 배터리’다. 충전 시간이 짧고 화재 위험성이 낮아 차세대 주자로 꼽힌다. 고체전해질을 구성하는 핵심 소재는 ‘황화 리튬(Li2S)’. 황화 리튬은 제조 공법이 까다로워 양산 능력을 갖춘 기업은 손을 꼽을 정도다.


코스닥 상장사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연간 120t의 황화 리튬 생산 능력을 갖춘 유기금속화합물 전문 제조기업이다. 2022년 말 기술 개발에 성공한 이후 세종시 미래산업단지에 생산설비를 구축했다. 인허가를 받고 이달 초 가동을 시작했다. 국내외를 통틀어 100t 이상의 황화 리튬 생산에 나서는 건 레이크머티리얼즈가 처음이다. 지난 8일 충남 천안5산업단지 공장에서 만난 김진동 레이크머티리얼즈 대표는 “전 세계 5~6개 업체가 황화 리튬을 생산 중이지만 제조 공법의 효율성과 생산 규모 면에서 우리가 가장 앞서 있다”고 강조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전해질이 불연성 고체여서 충격 등에 따른 누액 위험이 없어 발화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고속 충전 및 대용량 구현이 가능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800㎞까지 늘릴 수 있다. 글로벌 완성차 및 배터리 제조사들이 앞다퉈 제품 개발에 뛰어드는 이유다. 관련 업계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점을 2027년께로 예상한다. 김 대표는 “국내외 기업과 속속 황화 리튬 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어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레이크머티리얼즈의 주력 제품은 반도체, 태양광, 석유화학 촉매, 발광다이오드(LED) 산업 분야에 쓰이는 유기금속화합물이다. 알루미늄 계열의 유기금속 소재 ‘트리메틸알루미늄(TMA)’이 대표적이다. 2011년 국산화에 성공했다. TMA는 산업적 응용도가 높은 소재다. 반도체와 LED, 폴리프로필렌(PP)·폴리에틸렌(PE) 제조에 필요한 메틸로센 촉매 등에 두루 쓰인다. 원천 기술을 보유한 곳은 미국, 독일 기업을 포함해 네 곳에 불과하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지난해 450t을 생산한 데 이어 오는 9월까지 설비 증설을 통해 750t으로 늘릴 계획이다. 압도적인 글로벌 시장점유율(50%)이 목표다.

레이크머티리얼즈는 TMA 외에 다양한 유기금속화합물을 활용한 반도체, LED, 고효율 태양광 전지용 ‘전구체’(산화·질화금속 및 금속 전 단계의 물질) 생산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반도체 전구체의 주요 고객사는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대만 TSMC 등이다. LED와 태양광 부문 생산량은 글로벌 1위다.

레이크머티리얼즈의 지난해 매출은 1200억원, 영업이익은 약 270억원으로 추정된다. 올해와 내년 매출 목표는 각각 1600억원, 2000억원이다. 김 대표는 “부가가치가 높은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매년 2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KAIST에서 유기금속화학을 전공했다. DL케미칼(옛 대림산업)에서 10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2010년 레이크머티리얼즈를 창업했다. 미국 듀폰과 다우, 독일 바스프처럼 100년 이상 지속하는 소재산업의 명문 기업으로 일구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천안=이정선 중기선임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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