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 소속이던 박 판사는 지난 5일 대법원이 단행한 고법 판사 인사를 기점으로 서울고법으로 자리를 옮겼다. 전북 부안 출신인 박 판사는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인천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광주지법, 전주지법, 수원지법 등을 거쳐 2021년 2월부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근무했다.
박 판사가 속했던 형사합의25-2부는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경영권 승계를 위해 위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된 이 회장의 사건을 맡았다.
박 판사는 이 사건을 처음부터 담당해 사실상 주심 역할을 했다. 박 판사를 비롯한 형사합의25-2부 구성원 모두가 1심 재판 기간에 외부인과 식사 자리를 피하는 등 이른바 ‘수도승 생활’을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검찰과 변호인이 선고 직전 의견서를 제출해 결심공판이 한 차례 연기되는 등 막판까지 재판부 내부에서도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됐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 판사가 항소심에서 또다시 이 회장 사건을 맡을 확률은 거의 없다. 법률상 법관의 불공정한 판단이 나올 염려가 있는 경우 해당 법관을 재판부 구성에서 배제하는 제척·기피 제도가 있어서다.
민경진/권용훈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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