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이후 매매시장 침체와 고금리로 경매 시장에서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다. 하지만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 상위 10곳 중 9곳이 강남 3구 지역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인 낙찰가율 100% 이상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12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86.2%로 작년 12월(80.1%)보다 6.1%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경기, 인천 등 다른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 흐름과 대비된다. 경기 지역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달 83.4%로, 전월(84.3%) 대비 0.9%포인트 내렸다. 인천(84.2%)은 전월(80.6%)보다 3.6%포인트 상승했지만, 여전히 80%대 중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반등한 배경엔 강남 3구 아파트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강남 3구 아파트는 서울 지역 낙찰가율 상위 10건 중 9건을 차지할 만큼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서울 지역에서 가장 낙찰가율이 높았던 물건은 강남구 수서동 까치마을 전용면적 50㎡짜리 물건이었다. 한 차례 유찰도 없이 1차 매각일인 지난달 25일 감정가 9억7900만원의 111%인 10억8600여만원에 손바뀜했다. 응찰자가 8명이나 몰렸다.
지난달 9일 매각에 나선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전용 175㎡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감정가가 38억원에 이르는 고가 물건임에도 1차 매각일에 낙찰가율 106.3%에 팔렸다. 낙찰가는 40억5000여만원으로, 중개업소에 나온 매도 호가(42억~44억원)보다 최대 3억5000만원 낮다.
서초구 서초동 래미안서초스위트 전용 96㎡도 지난달 24일 감정가(22억9000만원)보다 높은 23억8000여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한 차례 유찰돼 최저입찰가가 18억원대로 떨어지자 저가 매수세가 몰리면서 30명이 치열한 입찰 경쟁을 벌였다.
비강남 지역 중에선 마포구만 유일하게 낙찰가율 상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신수동 세양청마루아파트 전용 57㎡짜리가 감정가 7억1800만원에 나왔고, 낙찰가율 105%인 7억5400만원에 낙찰됐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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