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뱃돈 받은 아이 투자 도우려면…

입력 2024-02-12 17:44   수정 2024-02-13 00:39

설이 지나면 자녀의 세뱃돈 용처를 놓고 고심하는 부모가 많다. 증시 투자 열풍이 불면서 자녀 명의로 주식 계좌를 개설해 세뱃돈으로 투자를 유도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부모들이 세금을 아끼면서 자녀의 투자를 도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2일 KB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 고객 중 주식을 보유한 만 18세 이하 미성년은 17만5260명으로 4년 만에 15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4년 전인 2019년 미성년 고객은 1만1632명이었다. 전체 미성년 고객 비중은 2019년 1.5%에서 작년 5.93%로 늘었다.

세뱃돈을 계기로 자녀 명의로 투자에 나설 때 세금을 물지 않는 선에서 미리 증여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현행 세법은 부모가 미성년 자녀에게 증여세 없이 물려줄 수 있는 상한선을 10년간 합산 200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자녀 명의로 주식을 매입하면 투자 원금은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된다. 배당금과 매도차익 등 투자 성과에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왕현정 KB증권 절세연구소장은 “미성년자 계좌에서 재산 형성 목적 자금과 소비 목적 자금의 납입이 섞이면 세금 계산이 까다로워질 수 있어 투자 계좌는 분리할 것을 권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증여세 공제한도를 충족하는 시점을 잊지 말고 제때 신고하는 것”이라고 했다.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둔다면 자녀 명의의 연금저축계좌를 개설해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투자하면 매매차익과 분배금을 포함한 수익금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하지만 연금저축계좌를 이용하면 수익금의 세금을 원천징수하지 않고 과세를 미뤄준다. 연금계좌의 가장 큰 혜택인 소득공제도 성년 이후에 소급해 받을 수 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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