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은 미국 광산기업이자 음극재 제조사인 웨스트워터리소스와 천연흑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발표했다. 계약에 따라 웨스트워터는 미국 앨라배마주의 정제공장에서 2027~2031년 생산하는 천연흑연을 음극재로 제조해 SK온 미국 공장에 납품한다. 천연흑연 공급량은 계약 기간 내 최대 3만4000t이다. 앨라배마주에 1만7000㏊ 규모의 흑연 매장지대의 탐사·채굴권을 갖고 있는 이 회사는 2024년 양산 목표로 연 7500t 규모의 정제공장을 광산 인근에 짓고 있다.
배터리 수명, 충전 속도 등을 좌우하는 음극재는 양극재·분리막·전해질과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핵심 요소이며, 흑연은 음극재의 95%를 차지하는 필수 원료다.
SK온은 개발 중인 배터리에 이 흑연으로 만든 음극재를 적용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지난해 5월 배터리 음극재 공동개발 협약을 맺은 뒤 이번 계약을 통해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중국 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흑연과 음극재 생산량의 90% 안팎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온은 미국산 흑연을 확보하며 현지 공급망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IRA에 따르면 2025년부터 배터리 핵심 광물을 해외우려단체(FEOC)로부터 조달할 경우 전기차 보조금(대당 최대 7500달러)을 받을 수 없다. 중국 외 지역에서 배터리 원자재를 확보해야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로부터 수주를 따내는 데 유리하다.
박종진 SK온 부사장은 “현지 유력 원소재 기업들과 협업을 꾸준히 추진해 IRA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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