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워크 “임대료 낮춰달라” 요구…빌딩주와 줄다리기 시작

입력 2024-02-13 15:19  

이 기사는 02월 13일 15:1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공유 오피스인 위워크가 국내 포트폴리오 조정에 돌입했다. 임대료를 깎아달란 요구를 시작으로 빌딩 건물을 보유한 운용사들과 본격적인 협상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위워크코리아를 대리해 포트폴리오 조정 자문을 맡고 있는 컨설팅 업체 알바레즈&마살(A&M)은 최근 위워크코리아가 입주한 주요 건물 빌딩주에 임대료 감면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일부 건물에 대해서는 임대 면적 축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워크코리아는 전국 19곳(서울 17곳, 부산 2곳)에 지점을 두고 있다. 서울스퀘어(서울역), 오투타워(여의도), 더케이트윈타워(광화문) 등 대형 오피스에 둥지를 틀고 있다. 2016년 서울 강남역 홍우빌딩에 터를 잡으면서 한국 시장에 진출한 뒤부터 사업 범위를 넓혀 나갔다.
빌딩주, 감면 요구 거부할듯
빌딩주들이 이번 임대료 감면 요구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관측된다. 위워크코리아는 여러 빌딩에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들어가 낮은 가격의 임대료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낮은 가격을 내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료 감면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공실률이 낮은 지역에 위치한 빌딩주들은 임대료를 깎아주기보다 위워크코리아를 내보내고 다른 임차인으로 채우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위워크코리아는 다른 공유 오피스 업체에 임차 사무실 계약을 승계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알바레즈&마살은 패스트파이브, 스파크플러스 등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업체는 대로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싼 가격으로 입주하고 여러 지점을 두는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높은 임대료를 내야 하는 위워크와 전략이 달라 오피스를 승계 받을 유인이 적다는 것이다.
다음 스텝에 ‘노심초사’
위워크코리아의 임대료 감면 이후 행보가 주목된다. 본격적으로 임대 기간과 임대 면적을 줄이거나 임차 계약 해지까지 꺼내들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위워크가 이탈하면 빌딩 임대 면적의 30% 안팎이 갑작스럽게 비게 된다.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기까지 빌딩 가치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위워크코리아의 이번 구조조정 작업은 본사의 파산과 맞물려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지난해 11월 위워크는 미국 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라 파산 보호를 신청한 바 있다. 국내 사업이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더라도 본사 차원에서 포트폴리오 조정이 필요하면 사업 재편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관계자는 “임대료 감면을 요구해왔지만 따라야 할 의무가 없다”며 “다음 스텝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 일단 지켜보는 중”이라고 전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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