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플로(FLO), 지니뮤직 등 주요 음악 플랫폼은 AI 기술 확보 및 서비스 확대를 올해 핵심 경영전략으로 세웠다. 이용자가 입력한 단어가 제목이나 가사에 언급된 곡을 단순히 찾아주는 1차원적 활용을 넘어서는 게 목표다.
플로를 운영하는 드림어스컴퍼니는 지난해 11월 개발한 ‘조인트 임베딩 아키텍처’를 연내 적용해 AI 음악 서비스를 고도화하기로 했다. 이용자가 원하는 무드를 입력하면 AI가 의도를 파악해 추천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해주는 기술이다. 예컨대 ‘미국 뉴욕 여행 중 듣기 좋은 감성적인 음악’을 찾으면 뉴욕 분위기를 담은 멜로디의 곡을 모아 추천한다.
따로 키워드를 검색하지 않아도 이용자가 청취한 곡, 장르 등 이력을 기반으로 매일 새로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주는 기능도 갖췄다. 플로 관계자는 “누구나 듣는 인기 차트 대신 개개인이 원하는 음악을 찾아내 차별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KT 자회사 지니뮤직은 올해 상반기 AI 작곡·편곡 서비스 ‘지니리라’를 정식 출시한다. 지난해 6월 선보인 베타 버전을 한층 고도화했다. 음원 파일을 첨부하거나 음악을 흥얼거리면 AI가 디지털 악보를 그려준다.
이 회사는 아예 슬로건을 ‘AI 음악 플랫폼’으로 내걸었다. 2022년 51억원에 AI 작곡·편곡 기술 스타트업 주스를 사들여 빠르게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음원을 듣기만 하는 시장에선 ‘유튜브 뮤직’과 ‘멜론’의 아성을 넘기 어렵다고 판단해 돌파구를 찾은 것이다. AI 음악 스타트업 포지랩스는 지난달 AI 기술로 음악, 가사, 보컬을 생성할 수 있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이달 초엔 SK텔레콤도 AI 음악 서비스 경쟁에 뛰어들었다. SK텔레콤은 지난 1일 AI 플랫폼 에이닷에 ‘에이닷 뮤직 에이전트(비서)’ 기능을 추가했다. AI 비서가 음악 검색과 재생, 추천 등을 돕는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대규모언어모델(LLM)로 이용자의 기분, 상황, 맥락 등 미세한 부분까지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AI를 더 쉽고 편리하게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 분야에서 AI를 활용하는 사례는 점점 더 늘어날 전망이다. ‘AI 음원’이라는 새로운 장르가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분석업체 마켓닷어스는 세계 음악 생성 AI 시장 규모가 2022년 2억2900만달러(약 3043억원)에서 2032년 26억6000만달러(약 3조5351억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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