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에서 설 연휴는 중요한 변곡점으로 꼽힌다. 올해는 4월 총선(4월 10일)을 앞두고 개발 공약까지 쏟아지고 있어 수혜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 이후에도 도심 지역의 새 아파트 공급 부족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태, 고금리 등 시장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매매시장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시장을 좌우할 주요 변수로는 금리와 대출 규제 등을 꼽았다.
윤수민 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도 “세종, 대구 등 입주 물량이 많은 지방 때문에 전국 평균 전셋값은 보합세를 보이겠지만 수도권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월세가 이미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에 전셋값도 따라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집값 전망을 놓고는 의견이 엇갈렸다. 집값 상승에 무게를 둔 전문가들은 서울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소폭 반등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2000건에 이를 정도로 거래량이 살아나고 있다”며 “2분기 중 집값이 반등할 수 있다”고 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937건으로, 지난해 12월 거래량(1826건)을 웃돌았다.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 집값은 오를 요인이 크지 않아 보합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시장 침체기에는 가격이 급락했다가 추후 공급이 되지 않아 집값이 폭등할 우려도 있다”고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착공 물량은 20만9351가구로, 2022년(38만3404가구)보다 45.4% 급감했다. 분양 물량은 19만2425가구로 2010년(18만2000여 가구) 후 가장 적었다.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로는 금리와 PF 사태를 꼽았다. 윤 위원은 “올해까지는 금리가 가장 큰 변수”라며 “기준금리 외에도 실제로 시중은행에서 받는 대출 금리에 따라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 등도 파급력 있는 변수라는 설명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금리는 상반기 내 인하되기 어려운 상황이고 6월 말까지 PF 부실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느냐가 부동산 심리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 집 마련을 원하는 무주택자는 매수세가 위축된 상반기를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고준석 교수는 “금리가 본격 내리기 전인 1분기 중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고성수 교수 역시 “부동산 시장 침체기가 내 집 마련에 유리한 시기”라며 “PF 구조조정이 진행돼 시장이 안정화된 다음에는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했다.
유망 투자처로는 청약과 경·공매 꼬마빌딩 등을 꼽았다. 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서울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 특히 강남3구 청약 단지의 인기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다.
심은지/김소현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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