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허쉬, 레더라흐 등 유명 초콜릿 상점이 몰려 있는 미국 뉴욕 맨해튼 7번 애비뉴에서 만난 에질바 브루익(41)은 “아이들에게 나눠줄 초콜릿을 사러 브루클린에서 맨해튼으로 나왔다”며 “작년보다 가격이 10~20% 오른 것 같아 싼 걸 고르거나 선물 박스에 넣는 양을 줄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코코아 3월 선물 가격은 t당 5860달러로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최근 초콜릿 제품에 쓰이는 버터 가격과 가공 과정에 들어가는 인건비도 함께 올랐다.
초콜릿 전문 기업 허쉬의 미셸 벅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콘퍼런스콜에서 “코코아(가격 급등)는 올해 (허쉬의) 수익 증가를 제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허쉬 제품 가격은 지난해 4분기 6.5% 올랐고 2023년 북미 지역의 제과 초콜릿 및 기타 캔디 제품 가격은 9% 뛰었다.
코코아 가격이 급등한 것은 이상 기후 때문이다. CNN에 따르면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서아프리카 국가인 코트디부아르와 가나는 지난해 가뭄을 겪으며 코코아 생산량이 급감했다. 검은꼬투리병이 유행한 것도 생산량에 영향을 미쳤다. 코트디부아르 정부는 코코아 작황의 불확실성 때문에 한때 코코아 수출 계약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까지 초콜릿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보통 초콜릿 업체들은 6~8개월간 코코아 재고를 비축해두는데 이후 재고가 바닥나면 올해 코코아 가격 인상분을 초콜릿 제품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리서치업체 코뱅크의 빌리 로버츠 수석식음료이코노미스트는 이달 초 보고서에서 소매 초콜릿 가격이 2년 동안 약 17% 올랐으며 앞으로도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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