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다가오자 여야 모두 선심성 정책을 꺼낸 것이다. 오랜 등록금 동결로 우수 교수진 확보에 애를 먹는 등 대학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현실은 외면한 채 여야 모두 당장 눈앞의 표만 의식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여야의 총선용 포퓰리즘 경쟁은 이뿐이 아니다. 철도 지하화, 간병비 급여화, 경로당 점심 제공 확대 등도 여야가 ‘묻고 더블로’ 식으로 국민에게 약속한 정책이다. 한쪽이 1을 주겠다고 약속하면 다른 쪽에서 2를 주겠다고 한술 더 뜬 것이다. 여야는 최소 6조원의 국비 투입이 예상되는 대구~광주 달빛철도 건설 특별법을 짬짜미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건전재정을 외치는 정부·여당조차 초·중·고생 연 100만원 바우처, 재형저축 부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한도 상향, 소상공인 이자환급 등 하루가 멀다 하고 선심성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민주당이 “정부·여당이 연일 인기영합적인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한다”고 비판할 정도다. 하지만 민주당도 연간 2조원 이상 재정 투입이 예상되는 제2 양곡법, 8~17세 아동수당 월 20만원, 신혼부부 1억원 대출 및 자녀 출산 시 원리금 차감 등 막대한 예산이 필요한 공약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여야의 주요 복지 공약에 드는 재정소요액을 집계한 결과 정부·여당은 연간 28조원, 민주당은 연간 45조원이 들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역대 최대 세수 펑크가 났고 올해 국가채무가 12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올해 경제학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한 논문에 따르면 2000년 이후 태어난 세대는 복지와 재정지출을 감당하기 위해 평생 소득의 4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도 선심성 공약만 쏟아지고 미래 세대를 위한 연금·교육·노동개혁 같은 구조개혁 공약은 뒷전이다. 언제까지 국민에게 사탕발림만 반복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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