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충격을 하루 만에 극복하고 일제히 올랐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51.52포인트(0.40%) 상승한 3만8424.27에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47.45포인트(0.96%) 뛴 5000.62에, 나스닥지수는 203.55포인트(1.30%%) 오른 1만5859.15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뉴욕증시는 지난달 CPI가 예상보다 강했다는 소식에 일제히 급락했다. 조기 금리인하가 물 건너갔다는 우려로 차익실현 매물이 한번에 쏟아지면서다.
투자자들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발언에 주목했다.
그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미국외교협회(CFI) 주최 행사에서 "장기 인플레이션 지표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1월 CPI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온 것에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CPI는 3%를 웃돌았지만,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로 측정한 인플레이션은 미 중앙은행(Fed·연방준비제도) 연간 목표치인 2%대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도매 물가인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이전보다 더 하락한 것으로 수정된 점도 인플레이션 우려를 다소 완화했다.
미 노동부는 12월 PPI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초 발표됐던 0.1% 하락에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번 수치는 계절적 조정 요인을 재산정하면서 수정됐다.
기업들의 주가는 실적 전망과 주주환원정책 발표에 따라 엇갈렷다.
로빈후드 주가는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13% 이상 급등했다. 리프트의 주가는 이익률 전망치 발표 오류에도 분기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면서 35% 이상 뛰었다.
에어비앤비는 매출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도 순손실 규모가 확대됐다는 소식에 1% 이상 떨어졌다. 우버는 70억달러(약 9조3000억원) 규모의 첫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한 이후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종목별로 보면 엔비디아(시가총액 약 2422조원)가 전날 아마존을 제치고 시총 4위에 오른 지 하루 만에 알파벳(구글 모회사)마저 넘어서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에 이어 시총 3위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모건스탠리는 자산관리사업부에서 수백명을 감원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주가는 강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코인베이스 주가는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5만2000달러(약 6900만원)를 돌파하며 비트코인 시총도 1조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에 14% 이상 뛰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월 CPI 발표 이후 기준금리 인하 불확실성으로 촉발됐던 매도세가 미 중앙은행 위원들의 발언으로 진정됐다"며 "미 국채수익률과 달러인덱스도 전일 대비 소폭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날 코스피지수는 0.4~0.8% 상승 출발을 예상한다"며 "코스닥시장의 경우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예상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