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인증 중고차'로 시장에 진입한 이후 기존 중고차 플랫폼들 경쟁이 치열해졌다. 거리에 따라 수십만원에 달하는 차량 탁송료를 깎아주는 등의 마케팅이 소비자 호응을 얻었다. 이를 통해 이들 업체도 호실적을 올려 대기업 진출에 따른 '메기 효과'가 벌써부터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15일 직영 중고차 플랫폼 업체 리본카에 따르면 이 업체가 이달까지 진행하는 '반값 배송 타임딜' 행사는 타임딜 대상 차량의 약 40%가 14일 만에 완판됐다. 타임딜에 뜬 차량을 구매하면 탁송료를 반으로 깎아주는 이벤트로, 전월 판매량보다 약 30% 증가한 수준이다.
차량 탁송료는 보통 서울 시내 3만~5만원 선이지만 서울에서 부산·제주까지 가는 원거리 탁송비는 최소 15만원선에서 40만원 내외까지도 치솟는다. 원거리 배송이 필요한 소비자에게 탁송비 할인은 쏠쏠한 혜택인 셈. 리본카 관계자는 "탁송비에 대한 부담을 반으로 줄일 수 있어 만족한다는 후기가 상당수"라고 전했다.
또 다른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는 2022년부터 타임딜 특가 차종에 한해 탁송료를 전액 무료로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기아의 중고차 시장 진출 전후로 업체 간 경쟁이 붙으면서 서로 벤치마킹하며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구매한 중고차가 마음에 안 들면 제시 기한 내에 환불해주는 '중고차 환불제' 역시 케이카가 2015년 도입했다. 정보 비대칭성으로 악명 높던 중고차 업계에서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현재 엔카닷컴, 리본카 등도 환불제를 운영하고 있다. 단 업체 간 조건은 다르다.
이들 업체 간 '선의의 경쟁'은 회사 실적도 끌어올리고 있다. 케이카는 지난해 4분기 매출 4956억원, 영업이익 1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 24.6% 증가했다. 회사 측은 소비자를 위해 시행한 다양한 프로모션이 판매를 끌어올린 것으로 봤다. 리본카도 지난해 중고차 라이브커머스가 전년 대비 10.6배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혼탁했던 중고차 시장이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벌인 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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