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가 사상 첫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마트에 대해 "당분간 실적 회복이 어렵다"며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줄하향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15일 "이마트 연결 실적 쇼크(충격)의 대부분은 자회사 신세계건설에서 발생했다"며 "원자재 가격 상승, 미분양 채권 손실 등의 영향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핵심사업인 유통 사업의 영업이익도 손익분기점 수준에 그치며 실망스러웠던 것으로 추정한다"며 "연말 각종 일회성 비용 반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액 29조4722억원, 영업손실 469억원을 기록했다고 전날 밝혔다. 연간 영업적자는 2011년 이마트 법인 설립 이후 처음이다. 건설 계열사 외에도 온라인 유통 계열사(쓱닷컴, 지마켓)가 영업적자 382억원을 기록했다.
박 연구원은 "쓱닷컴의 영업손실이 지난해 3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확대됐다"며 "회사에선 쓱닷컴이 비식품 부문에서의 매출 잠재력을 타진하는 과정에서 손실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마켓퍼폼)'로, 목표주가를 기존 9만5000원에서 8만원으로 내려잡았다.
유 연구원은 "지난해 건설 계열사 영업적자가 기업가치를 크게 훼손했다"며 "올해 실적에 크게 영향을 주는 온라인 사업의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건설 부문은 올해도 일부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목표가를 9만원에서 8만6000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단기적인 실적 개선 시그널은 아직 부족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직 개편 이후 신규 점포 출점, 기존점 리뉴얼, 통합 운영 등 본업의 경쟁력 강화를 시도하고 있어 변화가 감지된다"며 "본업이 회복되고 주주환원정책이 강화돼 자기자본이익률(ROE)가 높아진다면 기업가치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적 회복과 조직 개편의 효과 반영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인식한 부분이 있지만 부동산 시황을 고려할 때 불확실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판단한다"며 "할인점과 주요 자회사들 또한 수익성 개선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나 본격적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밸류에이션과 할인점 의무휴업 규제 완화 등의 변수를 고려할 때 추가적인 주가 하락 가능성은 낮아 보이나 실적 개선 확인 전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8만원으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내려잡았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하며 "할인점 업황 회복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고정비를 커버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부정적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통법 규제 이후 10여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다양한 대체 채널이 등장했고 소비경기 회복도 단기적으로 기대할 수 없다"며 "할인점 이외 사업부문의 경쟁력도 약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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