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의 무서운 성장세…알리바바 시총 넘어서나

입력 2024-02-15 16:11   수정 2024-02-15 16:16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 사이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테무'를 앞세운 핀듀오듀오가 전통의 강자 알리바바의 시가총액을 턱밑까지 쫒아왔다. 중국 내수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테무의 해외 시장 공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에서 핀듀오듀오의 주가는 2.30% 오른 132.01달러에 마감했다. 핀듀오듀오는 중국 내수용 이커머스 플랫폼 '핀듀오듀오'와 글로벌 플랫폼 '테무'를 보유한 회사다. 이날 기준 핀듀오듀오의 시가 총액은 1754억달러(약 233조원)로 집계됐다. 중국 대표 이커머스 기업 알리바바그룹의 시가총액(1867억달러·약 248조원)에 바짝 따라붙었다.

두 회사의 주가는 정반대 흐름을 이어왔다. 최근 6개월간 핀듀오듀오 주가가 67.44% 오르는 동안 알리바바그룹의 주가는 19.87% 하락했다. 현재 알리바바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3배, 주가수익비율(PER)은 8.81배로 이른바 '가치주' 수준까지 주가가 내렸다. 최근 250억달러(약 33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내놨지만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반면, 핀듀오듀오의 PBR과 PER은 각각 7.78배, 30.07배까지 높아졌다.

핀듀오듀오의 글로벌 플랫폼 테무가 급격하게 성장한 것이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2022년 9월에 서비스를 시작한 테무는 미국과 유럽 등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플랫폼이다. 전세계 10일 배송과 저렴한 가격,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지난해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순위는 미국에서 1위, 전 세계에서 8위를 차지했다. 중국 경기 불황으로 내수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서 해외 공략으로 활로를 찾은 셈이다.

다만, 앞으로의 주가 전망은 엇갈린다. 성장세는 뚜렷하지만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가려면 막대한 마케팅 비용 투입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미국 저가할인점 부문에서 테무는 17%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달러제너럴(43%), 달러트리(28%)에 이어 3위에 올라섰다. 추가적인 성장 여력이 남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JP모건은 지난해 테무가 17억달러(약 2조2676억원)의 마케팅 비용을 썼을 것으로 추산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지난해 테무가 마케팅 비용 지출로 주문 1건당 평균 7달러 정도의 손해를 봤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1일 열린 미국프로풋볼 챔피언 결정전(슈퍼볼)에서는 광고·프로모션 비용으로 1500만달러(약 199억원)를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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