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과 GC녹십자가 유전성 희귀질환 치료제 동물실험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한 효과를 입증했다. 이들은 국제 학술대회를 통해 이런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4~9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월드심포지엄2024에서 파브리병 신약 후보물질 LA-GLA(HM15421/GC1134A)의 전임상 연구 결과 두 건을 포스터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파브리병은 성염색체로 유전되는 리소좀 축적질환(LSD·Lysosomal Storage Disease)이다. 불필요한 물질을 제거하는 세포 소기관인 리소좀에서 당지질 분해 효소인 ‘알파-갈락토시다아제 A’가 결핍돼 생긴다. 몸 속에 처리하지 못한 당지질이 계속 쌓이면서 세포독성·염증반응이 일어나고 이 때문에 다양한 장기가 손상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파브리병 환자는 효소를 정맥 주사받는 효소대체요법(ERT) 치료를 받는다. 이런 1세대 치료제는 2주마다 병원을 찾아 정맥주사를 맞아야 한다. LA-GLA은 세계 처음 월 1회 피하투여 제형으로 개발하고 있다. 1세대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업체 측은 내다봤다.
이번에 발표된 연구를 통해 파브리병 동물모델에 LA-GLA를 반복 투여하면 기존 치료제보다 신장 기능과 섬유화 정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파브리병 동물모델을 통해 LA-GLA를 투여하면 말초감각 기능과 이를 관장하는 신경세포 조직학적 병변이 개선되고 당지질이 축적돼 혈관벽 두께가 증가하는 것도 막아준다는 것을 입증했다.
한미약품은 이런 연구 결과를 토대로 LA-GLA를 희귀의약품지정(ODD)으로 지정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람 대상 임상시험 속도도 높일 계획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은 환자와 가족들이 겪는 큰 고통을 감안할 때 제약기업 본연의 사명감으로 끝까지 매진해 나가야 하는 영역"이라며 "새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차세대 파브리병 치료제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할 수 있도록 연구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했다.
한미약품과 GC녹십자는 2020년 LSD 치료를 위한 차세대 혁신신약 공동개발을 위해 손을 잡았다. 물적, 인적자원 교류와 연구협력 등으로 연구개발(R&D)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