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와 함께 국내 자전거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이른바 ‘빅4’(자이언트, 스페셜라이즈드, 트렉, 스콧) 수입자전거업체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수입자전거업계 관계자는 “1000억원 이상이던 빅4 브랜드의 국내 연간 매출이 지난해 반토막 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전년 대비 한 자릿수 매출 감소면 선방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 자전거 수입액은 1억6600만달러(약 2226억원)로 전년 대비 21% 쪼그라들었다.
수입자전거업계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격 할인 행사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팬데믹 시기에는 1500만원 안팎의 자전거도 물량 확보가 안 돼 못 팔았는데 올해는 10~30% 할인 판매로 재고를 처리하는 상황”이라며 “콧대 높은 해외 업체들이 전부 할인에 들어간 건 유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2015년 이후 미세먼지 문제로 고전하던 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는 2020년 매출을 각각 38.7%, 43.9% 늘리며 흑자 전환했다. 이듬해까지 외형 성장을 이어갔지만 거리두기가 해제된 2022년부터 매출 감소에 직면했다. 따릉이 등 공유모빌리티 확산도 업계에 악재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전기자전거 플랫폼으로 생활 자전거 수요가 흡수됐다”며 “그나마 중저가 제품을 공유모빌리티에 납품할 수 있는 국내 업체보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해외 업체가 더 큰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엔데믹으로 인한 자전거 수요 감소는 세계적인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회사 스태티스타는 지난해 세계 자전거 판매는 전년 대비 30만 대, 2020년 대비 490만 대 줄어든 1억3950만 대로 추산했다. 전망도 밝지 않다. 글로벌 자전거 업계의 매출 연평균 성장률(CAGR)은 2028년까지 5년간 1.6%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천리자전거 알톤스포츠는 위기 돌파구로 전기자전거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이달 말 신제품 82종 가운데 전기자전거로 17종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동주 기자 djdd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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