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성지인 TK에선 선거 때마다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다. 21대 총선 때도 TK 현역 교체율은 64%로 전국 평균(43%)보다 20%포인트가량 높았다. 20대 때는 대구가 75%, 경북이 46%에 달했다. 이번에도 절반 이상 현역이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 관측이다. 게다가 앞서 부산·경남(PK) 지역에서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의원 등 중진이 지역구를 조정했고,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도 이날 부산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TK 중진들의 거취도 주목된다.
TK 중진으로는 4선 주호영(대구 수성갑), 3선 김상훈(대구 서구)·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 등이 있다. TK는 PK와 달리 지역 내 상대적 험지가 없어 지역구 재배치 방식도 어렵다. 그렇다고 이들을 수도권 험지 등에 배치했을 때 경쟁력이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 때문에 여권에선 PK와 달리 불출마 종용 혹은 하위권 의원들에 대한 컷오프 방식으로 물갈이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많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개인 지지율이 당 지지율보다 낮은 현역 의원은 교체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다만 TK 의원들에 대한 무조건적 희생 요구도 쉬운 문제는 아니다. 주 의원의 경우 이미 21대 총선에서 수성을을 떠나 김부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수성갑으로 옮겨 승리했기 때문에 수성갑에 다시 출마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의 TK행도 공천 내홍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과 허성우 전 국민제안비서관이 경북 구미을에, 전광삼 전 시민소통비서관이 대구 북갑에,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이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 등에 출마 선언을 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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