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탈출 감사합니다.", "나는 아직 탈출을 희망합니다. N년째 감옥이에요. 오를 때 탈출하세요." (포털 등 카카오 종목토론방)
올해 들어 상승세를 지속하는 카카오 주가에 대해 증권가는 더 오를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작년 4분기부터 시작된 실적 개선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하지만 지난해 실적 악화, 경영진 사법리스크 등 각종 악재에 휘말린 카카오의 끝모를 주가 하락을 겪은 개인투자자는 최근의 급등을 탈출 기회로 삼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전일 7.83% 상승 마감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큰 상승폭이다. 장중엔 지난해 4월 이후 1년 만에 처음으로 6만원선을 넘겼다.
카카오 주가는 작년 내내 부진했다. 지난해 2월 7만원대를 돌파한 주가는 그해 10월 27일 3만730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후 호실적 기대와 낙폭 과대에 따른 반등으로 오름세를 이어간 뒤 전날까지 57% 넘게 뛰었다.
최근 주가 상승에 개인투자자들은 이때다 싶어 부지런히 카카오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특히 8%가량 급등한 전날 개인들은 1428억원어치 팔아치웠다. 개인 물량은 외국인과 기관이 받아냈다. 전일 외국인과 기관이 카카오 주식 순매수액은 각각 756억원, 669억원이다.
전날 카카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2조1711억원, 영업이익 189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3%, 109% 증가한 수치다. 매출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고 영업이익은 웃돌았다. 매출은 시장 기대치와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영업이익이 시장 추정치를 뛰어넘은 건 전사적 비용절감 노력에 기반한단 분석이다.
증권가는 이같은 호실적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봤다. 메리츠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DB금융투자, 상상인증권 등 카카오 실적 발표 후 보고서를 낸 대부분 증권사가 카카오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배경이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3분기부터 엔터프라이즈, 엔터테인먼트 등 신사업의 인력 구조조정을 꾸준히 단행했으며 2024년에도 인건비 및 마케팅비 등 핵심 비용 통제를 통한 수익성 개선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연구원은 또 "매출 측면에서는 비즈보드 및 메세징 광고가 어려운 광고 업황 속에서도 비교적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인벤토리 확대 및 신규 사업모델의 추가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카카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9조1400억원, 6971억원으로 전년 대비 매출은 12.7%, 영업이익은 35.6%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 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광고와 커머스 매출이 양호해 2024년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며 "비용 효율화와 신규 사업 매출 성과로 2024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2% 늘어난 6385억원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엔터테인먼트의 구조조정과 헬스케어 매출 발생 등 신규 사업의 영업적자 폭도 줄어들 것"이라며 "2023년 대규모 영업권 상각으로 인해 2024년부터 무형자산상각비가 크게 줄어들 수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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