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혈 한 번으로 8종 암 조기진단…코스닥 출사표"[인터뷰+]

입력 2024-02-16 13:47   수정 2024-02-16 13:48


"암 환자가 맞춤형 치료를 받도록 조기에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5일 <한경닷컴>과 만난 김태유 아이엠비디엑스(IMBdx) 대표(사진)는 액체생검 기술의 중요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교수인 김 대표는 2014년 아이엠비디엑스를 교내 벤처로 창업하고 액체생검 기술을 연구해왔다.

그러다보니 전체 60여명의 임직원 중 연구·개발 인력이 80%를 차지한다. 글로벌 진단회사 및 국내외 빅파마 출신 등 다양한 전문 인재들이 포진됐다. 그만큼 기술력에 있어서는 업계에서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아이엠비디엑스는 액체생검으로 순환종양 유전체(ctDNA)를 분석해 암과 같은 질병을 진단하는 회사다. 아이엠비디엑스라는 사명도 '자가 혈액 진단(In My Blood Diagnostics)'의 영어단어 첫 글자에서 따왔다. 액체생검은 혈액, 뇌척수액, 흉수 등의 체액을 이용해 암을 진단하고 치료 효과를 모니터링하는 검사법이다. 조기 암 검진이 필요하거나 암 수술 후 재발이 우려되는 경우, 조직 검사가 어려운 경우에 액체생검이 활용될 수 있다.

김 대표는 액체생검이 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암을 조기에 진단해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아이엠비디엑스의 '캔서파인드'를 활용하면 혈액 20mL로 8개 암(대장, 위, 간, 췌장, 폐, 유방, 난소, 전립선) 발병 여부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며 "액체생검은 컴퓨터단층촬영(CT), 조직검사에 비해 간편하고 자주 검사를 받을 수 있어 조기진단에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치료 돌입 시기가 늦어서 암 완치가 어려울 뿐"이라며 "암 마다 다르지만 초기에 발견되면 대부분 완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이엠비디엑스는 암 수술 후 미세잔존암을 탐지하는 '캔서디텍트', 진행성 암의 예후·예측 진단 플랫폼 '알파리퀴드 100'과 '알파리퀴드 HRR' 등 암 치료의 전주기에 특화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서울대병원, 삼성의료원, 국립암센터 등 국내 33여 곳의 전문의료기관에 처방 ·검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NGS 기반 액체생검 플랫폼이 환자 진단에 사용된 건 아이엠비디엑스가 처음이다.

중요한 건 가격이다. 기술이 아무리 좋아도 검사비가 너무 비싸면 널리 활용되기 어렵다. 현재 해외에서 액체생검을 받으려면 많게는 수백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상용화에 대해 김 대표는 "시퀀싱(DNA 분석) 비용 때문에 액체생검 가격이 비싼 상황"이라며 "최종 소비자가를 30만~50만원 선으로 맞추기 게 목표"라고 말했다. 또 "시퀀싱 횟수를 줄여도 기존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게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특례로 코스닥 도전"시장 선점 위해 상장 결정"
아이엠비디엑스는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다. 공모자금으로 암 조기진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상장을 결심했다. 김 대표는 "해외 업체에서도 국내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문을 두드리고 있다"며 "암 치료는 필수 의료 분야이기에 시장 규모는 어느 정도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아이엠비디엑스는 기술특례 방식으로 코스닥 시장에 도전한다. 회사는 SCI 신용정보, 한국평가데이터로부터 각각 A등급을 받아 심사를 통과했다.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해서는 한국거래소가 지정하는 2곳의 전문 평가기관이 시행하는 기술성 평가에서 A, BBB 등급 이상을 받아야 한다. 회사 측은 암 조기진단, 암 재발 여부 진단, 정밀 진단 등 타깃 시장이 명확한 점, 타깃 시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비한 점을 호평받았다고 전했다. 또 매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도 했다.

아이엠비디엑스의 2022년 매출액은 2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3% 늘었다. 영업손실은 87억원, 순손실은 104억원이다. 흑자 전환 시점은 2027년으로 제시했다. 상장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은 아이엠비디엑스가 2027년 매출액 498억6600만원, 영업이익 151억8300만원, 당기순이익 151억8300만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에 대해 김 대표는 "회사 설립 초기 R&D 비용이 대거 발생해 적자가 발생했다"며 "현재 원가율은 70~80% 수준인데, 40~50%까지 낮춰 실적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조기진단 제품 '캔서파인드'가 시장에 자리 잡으면 매출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했다.

아이엠비디엑스는 이번 상장을 통해 총 250만주를 공모한다. 주당 희망공모가격은 7700~9900원으로, 총 공모금액은 193억~248억원이다. 희망 공모가는 비교기업 4곳(바디텍메드, 홀로직, 시스멕스, 애질런트 테크놀로지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30.26배에 할인율 24.77~41.49%를 적용해 결정됐다. 아이엠비디엑스는 내달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진영기 ·성진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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