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해서 묻는데, 뒤통수 밀대로 밀었니?"
방송인 유재석은 한 방송에서 가수 미주의 납작한 뒤통수를 보며 이같이 농담한 바 있다. 절벽과 같은 뒤통수는 예로부터 놀림거리였다. 볼록한 뒤통수를 위해 신생아에게 두상 교정 쿠션을 사용하거나, 수백만원에 이르는 두상 교정 헬멧까지 착용시키는 부모가 생겨난 가운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서 '요즘 몇몇 성형외과에서 많이 하는 수술'이라는 글이 화제를 모았다.
작성자는 뒤통수 성형수술 과정이 담긴 그래픽 자료를 올리고선 "뒤통수에 의료용 시멘트를 주입해 두상을 교정하는 수술이 유행한다더라"라고 전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나도 뒤통수 못생겼는데 수술하고 싶다", "부작용은 없는 거냐. 신기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뒤통수 성형수술은 정수리 아랫부분을 3cm가량 절개하고 뼈의 겉을 감싼 섬유성 결합조직인 골막을 들어 올려 일명 '본 시멘트(bone cement)'라 불리는 의료용 뼈 대체물질을 주입해 뒤통수를 볼록하게 만드는 수술이다. 본 시멘트가 굳기 전, 의사가 빠르게 형태를 다듬는 것이 관건이다.
이 수술에 사용하는 본 시멘트는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라는 소재로, 본래 정형외과나 신경외과에서 뼈가 손상됐을 때 복원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료용 물질이다. 말 그대로 시멘트처럼 가루 형태의 재료를 용액에 개어서 사용하는데, 굳기 전 말랑말랑한 반죽 상태에서 체내에 삽입하면 딱딱하게 굳는다. 인체에 대한 안전성이 높고 항원항체반응도 적어 체내 이식에 부담이 없는 소재로 알려져 있다.
태생적으로 뒤통수가 납작하게 눌려있어 두상에 콤플렉스가 있는 이라면 눈길이 갈만하다. 유튜브나 포털 사이트 등에 '뒤통수 성형수술'을 검색해보면 "뒤통수만 3000건 이상 수술했다"는 병원이 나온다. 또 '볼륨 빵빵', '찌그러진 뒤통수' 등의 문구로 뒤통수 수술을 홍보하는 글과 영상들이 쏟아졌다.
안전성이 입증된 수술이라지만, 전문가들은 단순 미용 목적을 위해 섣부르게 수술을 결정하는 것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뒤통수 성형수술에 사용되는 본 시멘트 소재에 대해서는 물질이 굳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에 대해 경고했다. 본 시멘트가 체내에서 굳을 때 섭씨 70~120도의 고열이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박광우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대학병원에서 본 시멘트는 주로 척추 복원에 많이 쓰인다"며 "척추측만증으로 척추뼈가 주저앉은 환자의 뼈를 바로 세울 때, 뼈 사이 공간에 본 시멘트를 채워 넣곤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본 시멘트가 굳으면서 발생하는 열은 척추 안에 있는 신경을 태울 정도"라며 "신경외과에선 신경이 없어져 환자의 통증이 줄기 때문에 이를 부가적인 효과로 보기도 하지만, 이 소재를 아무런 문제가 없는 환자에게 미용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엔 의문이 든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뒤통수 성형의 경우 소량만 주입하고, 열을 식히면서 수술하겠지만 모든 본 시멘트가 굳을 때 열이 발생하는 건 분명하다"면서 "수술에 사용하는 의료용 물질의 양과 소재의 특성을 바로 알고 수술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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