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성수동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그중에서도 중국인 관광객의 증가세가 눈에 띈다.
17일 한경닷컴이 서울시 열린데이터 광장에서 지난 1월 성수동1가·2가의 오후 6~12시 사이 시간대별 평균 유동 인구를 분석한 결과, 내국인은 전년 동월 대비 0.1% 증가에 그친 반면 단기 체류 중국인은 61.9%, 중국인 외 단기 체류 외국인은 5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활인구 데이터는 서울시와 KT가 공공빅데이터와 통신데이터를 이용해 추계한 인구 데이터다.
실제 기자가 주중 저녁시간 찾은 성수동 거리에서는 이따금 중국인과 일본인 등을 만날 수 있었다. 절대적인 수는 아직 많다고 볼 수는 없다. 한국인이 오후 6~12시 한창 저녁 시간대에 사람들을 만날 때 이곳에서 시간당 평균 2만명 정도 움직이는데, 단기 체류 중국인은 지난 1월 이 시간대 시간당 143명이 있었다. 중국인 외 단기 체류 외국인은 166명이었다.
중요한 것은 그 수가 아니라 이들의 증가세와 구매력이다. 최근 BC카드 통계에서도 지난해 성수동의 외국인 매출이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대비 9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장에서는 일부 중국인 관광객들은 한 편집숍에서 양손 가득히 쇼핑백에 의류를 담아서 나오는 모습도 포착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20대 중국인 여성은 "거리 자체가 특별한 분위기가 있고 매력적인 물건들이 많아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만난 이들은 최근 각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통해 K 문화를 접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는 성수동 등 한국 주요 상권에서 방문할 곳들을 정리해 공유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중국 웨이보 등 플랫폼에서 이러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국 단체 여행객 제한이 해제된 것은 지난해 3분기로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성수동의 인기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외국인들도 최근 자국 SNS뿐 아니라 틱톡,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SNS를 통해 다른 나라의 정보를 수집하는 게 쉬워졌다"며 "면세점은 그 나라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을 때는 매력이 있을 수 있지만 선택지가 넓어지면 필요성이 떨어지는 곳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전 세계적인 고물가 현상으로 허덕이는 동시에 다양성을 추구하는 각국 젊은이들이 현지에서 찾을 수 있는 멋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두루 갖춘 물건들을 찾아 나선 결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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