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국가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확정하고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에게 이를 통보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취임 11개월 만에 불명예스럽게 짐을 싸게 됐지만 거액의 위약금을 챙기게 될 전망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임원 회의를 열었고, 오후 2시 30분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공식 발표했다.
이번 회의에는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김정배 상근부회장, 최영일 부회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이윤남 윤리위원장, 김태영 사회공헌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김진항 대회운영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 등이 참가했다.
전날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권유했고, 정몽규 회장이 결국 이를 받아들였다. 앞서 '사퇴 명분'을 찾던 정 회장이 '사퇴시키지 않아야 할 명분'을 찾지 못하게 된 셈이다.
클린스만 감독 하의 대표팀은 최근 끝난 아시안컵에서 부진한 경기력 끝에 요르단에 유효 슈팅 1개도 때리지 못하는 굴욕을 겪으며 4강에서 탈락했다. 특히 요르단과의 4강전을 앞두고는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등 일부 선수들이 식사 중 몸싸움을 벌인 충격적인 사실까지 드러나 감독의 리더십이 부재했던 것 아니냐는 평가도 받았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운영,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대표팀 감독에게 요구하는 지도력을 리더십과 보여주지 못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으로 부임 직후부터 전술 부재와 재택근무 등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또 팀 내부 관리 실패까지 겪었다.
남은 문제는 거액의 위약금. 연봉 29억원 클린스만 전 감독의 한국 축구대표팀 잔여 임기는 2년 6개월이다. 위약금을 합산할 경우 총액은 7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정이다.
앞서 클린스만 감독은 8년 전 미국 축구대표팀 감독에서 경질되며 이보다 많은 620만 달러(약 82억원)를 챙겼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자신의 경질 발표를 예상한 듯 자신의 SNS에 "모든 선수와 코치진 그리고 모든 한국 축구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아시안컵 준결승 진출에 대한 성원에 감사하며, 그 이전까지 지난 12개월 동안 13경기 연속 무패라는 여정이었다"고 자화자찬했다.
축구 국가대표팀이 당면한 과제는 새 사령탑 선임이다.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홈(21일), 원정(26일) 경기가 이어질 3월 A매치까지는 시간이 촉박해 임시 감독 체제로 치를 공산이 크며, 국내 지도자가 물망에 오르는 상황이다.
정몽규 회장은 계약 해지 위약금을 묻는 말에 "금전적인 부담은 회장으로서 재정적인 기여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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