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정의당이 더불어민주당에 주도하는 위성정당인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4월 총선 접전지나 녹색정의당이 경쟁력을 가진 지역구에선 민주당과 연대 전략을 진행하기로 했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는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대정당과 소수정당이 함께하는 비례연합정당은 현실적으로 위성정당이란 평가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며 "위성정당을 비판하던 정의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한다면 윤 정권 심판이란 명분보다 손쉽게 의석을 획득하기 위한 실리적 선택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정의당은 전날 오후 전국위원회 회의를 통해 비례연합에 참여하지 않는 방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진보당, 새진보연합, 시민사회단체 등과 연대한 위성정당인 ‘민주개혁진보연합’(가칭)을 창당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녹색정의당이 위성정당 참여 여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합류를 밀어붙였던 배진교 원내대표가 사임하기도 했다.
김 상임대표는 "녹색정의당이란 조직이 아니라 시민들과 유권자 관점에서 합류 문제를 사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진보정당 독자성을 증명하거나 '민주당 2중대론'을 벗어나기 위해 고된 길을 택한 것이 아니다"며 "녹색정의당마저 비례연합정당에 합류한다면 시민들에게 선택지가 적어지고 더 많은 사표가 양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녹색정의당은 비례연합정당과는 별개로 지역구 연대는 추진키로 했다. 녹색정의당은 심상정 의원이 출마하는 고양갑 지역구처럼 당 후보가 경쟁력을 갖는 지역구에선 단일화나 선거 연대 등을 통해 민주당과 협력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의당은 4년 전 총선에서 정당투표서 9.67%를 얻었지만,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벽에 가로막혀 6석밖에 얻지 못했다.
김 상임대표는 "더 많은 시민이 투표장에 나올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도 민주당과의 연대는 열어놓되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소명이라고 생각했다"며 "지역구는 연대하고 비례는 독자적으로 대응하는 방안이 윤 정권 심판의 명분을 가장 극대화하고 사표를 최소화하는 전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비례연합정당에 녹색정의당이 합류하지 않게 되면서 진보·친북·반미 성향 색채가 짙은 인사가 국회에 입성할 가능성이 커졌다. 소수정당과 시민사회단체 등이 비례 당선권인 1번~20번 순번과 배분을 놓고 민주당 의석 나눠먹기를 시도할 예정이라서다.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하는 연합정치시민사회는 창원간첩단사건 핵심 인물들이 포진된 경남진보연합 등 234개 진보 단체가 모여 발족한 시민단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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