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열심히 하는데, 왜 돈은 모이지 않는 걸까요. 이것이 제가 독서 모임을 하게 된 이유입니다.”
전인구 애덤스미스 대표(39세)는 지난달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기 유튜버에서 사업가로 변신한 소감을 밝혔다. 1일 기준 88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인 전 대표는 작년 4월 ‘경제적 자유인’을 양성하기 위해 독서 모임 스타트업을 세웠다. 사무실은 서울 서초구 사평대로55길 149 5층에 있다.
그럼에도 독서 모임은 성공하기 힘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실제 많은 모임들이 있지만, 수익화를 하려면 한계에 부딪힌다. 모임의 특성상 20명을 넘기면 화자(話者)가 많아져 주의가 산만해져서 발언권이 골고루 돌아가기 힘들다. 또 진정성이 결여돼 지속성이 떨어지는 약점이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독서 인구는 2013년 62.4%에서 지난해 48.5%로 10년 만에 13.9% 포인트 줄어들었다. 국민 10명 중 절반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안 읽는다는 얘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차별화를 꾀했다. 능력 있는 클럽장을 모셔와 온라인 강의로 무대를 넓히고, 출판 사업으로 연결해 수익성 악화를 해결한다. 인원은 한 반에 최대 20명으로 비용도 1년 50만원이다. 전 대표는 “5대 광역시(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에도 거점을 만들어서 거리가 먼 독서인들과도 함께 호흡을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람들이 종이책은 안 읽고 영상 시청으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며 “영상을 기반으로 다시 책으로 돌아가면 어떨까 싶어 출판사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책을 산 사람들에겐 독서 모임 영상도 볼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돈만 좇으면 사람이 변질될 수 있다”며 “제가 좋아하는 책과 적자가 안 날 수 있게 출판 사업을 병행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기존 독서 모임은 꼭 책을 읽어야만 참여가 가능하다. 전 대표는 “책의 목적은 내 생각을 바꾸기 위해 도움을 얻는 것인데, 책을 다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20페이지만 읽어도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참가자들이 4개 정도의 질문을 공유하며 2시간가량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다면 다른 직업을 가진 이의 생각도 알게 되는 장점이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를 통해 영업이익률 40%가 나오는 회사를 꿈꾼다. 전 대표는 “테슬라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에 주목하지만 일론 머스크는 로봇·우주항공·인공지능 등 다양한 사업과 연계해 세 가지 이상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한 우물만 파는 게 장인형 CEO라면, 머스크는 시너지형 CEO에 해당된다”고 했다. 그는 “‘독서 모임계의 테슬라’가 되겠다”며 “독서 모임 노하우를 종이에만 국한되지 않고 영화, 웹툰 등으로도 무한 확장 시킬 것이다”고 했다.
또 여행·와인 등 모임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전 대표는 “예를 들어 남미 파타고니아를 간다면 파워 여행 유튜버와 해당 지역에 대한 역사·문학·생활에 대해 공부하고 명소를 가는 코스를 함께 짜면 재미가 있을 수 있다”며 “‘따로 또 같이’를 추구하는 트렌드가 있기에 목적지만 공유하고 개별적인 시간도 많이 주는 쪽으로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인은 친목 도모를 꿈꾸는 직장인·사업가 등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전 대표는 “책을 중심으로 영토 확장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저자와 함께하는 독서 모임, 도서 직판매, 북 콘서트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사업 경험을 쌓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직거래 장터처럼 저자들은 책을 쓰고 중간 유통 단계를 거치지 않고 출판사가 책을 팔면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는 “인세를 2배로 주면 경쟁력 있는 작가들이 모여 퀄리티도 좋아지고 자체 사이트에서 책을 팔면 영업이익도 증가할 것이다”고 확신했다.
전 대표의 인생 종착지는 어디일까. 그는 “사람은 일할 때가 가장 건강한 것 같다”며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섬마을서 교사 활동을 하고 싶은 바람이 있다”고 답했다. 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말을 많이 했으니 인적이 드문 해외 도시로 가서 살고 싶은 꿈도 있다”고 했다. 다만 “젊은 나이에 파이어족(경제적 자립을 통해 빠른 시기에 은퇴하는 사람)을 꿈꾸기보다 사회적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고 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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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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