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돌프 라메즈 비넥스포지엄 대표(사진)는 지난 14일 프랑스 파리 엑스포 포르트 드 베르사유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스파클링 와인이나 화이트 와인 등 비교적 가벼운 와인의 수요는 여전히 견고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넥스포지엄은 세계 최대 와인 박람회 중 하나로 꼽히는 비넥스포의 운영사다.
라메즈 대표는 와인 시장의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선 소비자 경험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침체된 와인 시장을 위스키 등 증류주 시장이 대체해왔는데, 이는 각 브랜드가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와인과 달리 증류주 시장은 각 증류소 별로 자신만의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내세운 점이 주류의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소구력이 있었단 설명이다. 그는 이어 “현재 젊은층들은 와인을 어렵고 복잡하게 느끼고 있다”며 “현재 젊은 소비자들이 즉각적인 즐거움을 중요시한다”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와인 시장이 초저가와 초고가 제품으로 양극화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라메즈 대표는 “와인은 기본적으로 단순한 상품이 아닌 럭셔리 제품”이라며 “전반적인 와인 시장 침체 속에서 프리미엄 및 초고가 제품은 같은 위기를 겪고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소득층은 경기 침체와 상관없이 와인을 구매하고,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지출을 줄여야 한다면 와인에 돈을 덜 쓰겠다는 것”이라며 “와인 시장 참여자들은 소비의 양극화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와인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거듭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성장세가 꺾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은 여전히 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와인 시장 중 하나”라며 “한국 시장은 오는 5월 홍콩에서 열리는 비넥스포 아시아의 핵심 타깃”이라고 말했다.
지난 12~14일 열린 비넥스포 파리엔 전 세계 137개국에서 역대 가장 많은 4만1253명의 와인 업체·수입사·와이너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라메즈 대표는 “2020년 개최지를 보르도에서 파리로 옮긴 것은 효율성과 위치 등을 따진 전략적인 판단이었다”며 “올해 행사 규모와 수익은 모두 보르도 때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커졌다”고 말했다.
파리=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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