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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큰손’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가 암호화폐 급등장에서 미국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 지분을 팔고 기술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른 코인베이스를 팔아 차익을 실현한 뒤 고위험·고수익 기술주 종목에 투자했다는 분석이다.
18일 아크인베스트에 따르면 아크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ETF) 등 아크인베스트의 ETF들은 지난 14~15일 코인베이스 주식 37만6830주를 팔아치웠다. 15일 종가 기준 6240만달러(약 833억원)어치다.
아크인베스트가 코인베이스를 매도한 것은 지난달 11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미국 주식 및 암호화폐 거래소 로빈후드의 주식 11만9394주(160만달러 규모)도 처분했다.
미국 증시 시가총액 3위까지 도약한 반도체기업 엔비디아도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 아크인베스트는 이틀간 엔비디아 주식 1만5272주(1110만달러 규모)를 팔았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역시 약 431만달러어치를 매각했다.
최근 급등한 코인베이스와 엔비디아 등을 대신해 우드 CEO가 선택한 종목은 기술주다. 먼저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 주식 14만5455주(2740만달러 규모)를 사들였다. 우드 CEO는 테슬라 주가가 하락할 때도 꾸준히 매수를 추천한 ‘테슬라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테슬라 주가는 올 들어 약 19% 하락했다.
핀테크업체 소파이테크놀로지스와 3차원(3D) 게임엔진 제작사 유니티소프트웨어도 각각 약 2420만달러, 1720만달러어치 매수했다. 2021년 기술주 급등 시기 유망 종목으로 주목받았으나 금리가 오르면서 최근 주가가 지지부진한 종목들이다. 이 밖에 반도체업체 퀄컴(508만달러 규모)과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377만달러 규모)도 포트폴리오에 추가로 담았다.
주가가 급등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운 종목을 일부 팔고 올 들어 주가가 덜 오른 기술주에 투자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드 CEO는 성장 가능성이 큰 기술주에 투자하는 고위험·고수익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아크이노베이션 ETF는 최근 6개월 동안 약 25% 상승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더스트리트는 “아크인베스트는 첨단기술 종목 가운데에서도 주로 규모가 작은 신생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며 “그만큼 변동성이 클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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