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이브리드차가 대세로 떠오르면서 인기를 얻고 있지만 모델별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아 쏘렌토는 지난달 전체 판매량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 비중이 75%에 달한 반면 현대차 아반떼는 한 자릿수에 그쳤다.
19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는 국내에서 4만9810대를 판매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차량은 총 1만898대로 전체 판매 차량의 21.9%를 차지했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싼타페가 5028대로 가장 많았고 △투싼 2495대 △그랜저 2177대 △코나 683대 △아반떼 398대 순이었다.
기아의 국내 판매량(4만4683대) 가운데 하이브리드 차 판매 비중은 32.1%(1만4339대)였다. 쏘렌토가 6959대로 가장 많았고 △카니발 3744대 △스포티지 2504대 △K5 1132대 순으로 많이 판매됐다.
쏘렌토를 비롯해 싼타페 그랜저 K8 카니발 등의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은 50~60%대를 차지했다. 하지만 아반떼는 유독 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낮았다.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가 9%로 현대차, 기아 전체 하이브리드 모델 가운데 유일하게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이처럼 아반떼 하이브리드 판매가 눈에 띄게 저조한 것은 하이브리드를 택할 경우 유지비나 연료비에서 큰 이점이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통 패밀리카나 대형 차종일수록 유지비나 연료비가 많이 들어 하이브리드 자동차 선택 비율이 높다. 준중형이나 경차 같은 소형차의 경우 연비나 유지비 부담이 적은 편이라 가격 자체가 내연기관보다 비싼 하이브리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기관 차에 비하면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전기차에 비해선 가격대가 저렴하다. 배터리 교체 비용이나 장기적 유지 보수 비용 측면에서도 경제적이다. 모터와 엔진이 번갈아 작동하므로 엔진 컨디션도 내연기관차에 비해 더 오래 유지되고 배터리 역시 전기차에 비해 사용 횟수가 적어 수명이 더 오래 간다.
이러한 강점 때문에 최근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인기가 계속 늘고 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의 '2023년 자동차 신규등록 현황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브리드차는 전년(2022년) 대비 42.5%나 증가한 39만1000대 팔렸다. 점유율도 16.3%에서 22.3%로 뛰어올랐다.
현대차그룹도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대해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르면 올해 연말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 또한 내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셀토스에 대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신규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차 시장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전기차를 추월했다"며 "단기적으로 충전 인프라 부족과 안전·가격 문제로 전기차 수요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하이브리드차가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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