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안팎에서 존슨 전 대통령의 사례가 재소환되고 있다. ‘두 개의 전쟁’으로 고전 중인 조 바이든 대통령의 처지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고령 리스크’는 81세 바이든 대통령 앞에 놓인 최대 난제다.
바이든 대통령의 기억력이 문제 된 사례가 모두 불거져 나왔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와 브리트니 스피어스를 헷갈리고 하마스를 기억해내지 못한 것 등이다. 전용기 계단에서 넘어지고 허공을 향해 악수한 일도 다시 등장했다.
미국인 10명 중 9명이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너무 늙었다고 여긴다는 여론조사(입소스)는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하면 민주당의 영웅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도널드 트럼프의 재선이 그의 최대 유산이 될 수 있다”(월스트리트저널)는 우려까지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고 안전한 건 아니다. 77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로 역대 대통령 중 최대 ‘사법 리스크’를 감당해야 한다. 그는 1·6 의회 난입과 대선 개입, 기밀문서 유출, 성추문 입막음 의혹 등 4개 사건에서 91개 혐의를 받고 있다. 성추문 입막음 사건 재판이 시작되는 다음달부터는 거의 매일 법원에 출두해야 한다. 그는 무죄를 주장하며 11월 대선 전까지 재판 연기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9일은 ‘미국 대통령의 날’이다. 이때가 되면 워싱턴DC의 국립 초상화미술관이 주목받는다. 역대 미국 대통령의 공식 초상화를 한데 모아놓은 대통령관이 있어서다. 대통령 임기가 끝난 뒤 해당 대통령이 정한 화가가 그린 초상화를 이곳에 전시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직이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기 때문에 초상화가 아직 없다. 대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리에는 2017년 워싱턴포스트(WP)가 촬영한 사진이 걸려 있다. 11월 대선에서 패하는 후보의 초상화가 먼저 그려진다. 두 후보 중 누구라도 경선을 포기해 제3의 인물이 차기 대통령이 되면 두 사람의 공식 초상화가 거의 동시에 걸린다.
누가 불명예의 주인공이 될지는 내년 대통령의 날 전에 알 수 있다. 그 결과가 자못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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