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상으로도 이 대표 발언은 매우 부적절하다. 오늘(20일)부터 ‘빅5 병원’ 전공의들이 집단 진료 중단, 전국 의대생들은 집단 휴학을 선언하며 본격 실력행사에 돌입한다. 이런 긴박한 상황이라면 설령 정부 정책이 불만스럽더라도 의료 파국을 막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게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다. 일방을 편들면서 갈등을 부추기는 행태야말로 정치적 속셈을 의심케 하는 부적절한 처신이다.
민주당이 오래전부터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 입장을 고수해왔다는 점에서 당혹감은 더 크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정부의 ‘2000명 증원 발표’ 직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늦었지만 환영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동석한 자리에서였다. 대변인도 “국민 요구를 반영한 방안을 확정해 다행스럽다”고 브리핑했다. 그래 놓고 갑자기 “민생 문제를 정략적으로 접근한 권력의 사유화”라며 무슨 음모가 있는 것처럼 공격하고 나서니 어리둥절해진다.
사실 ‘쇼’라면 민주당과 이 대표의 전공이라는 게 다수 국민의 생각일 것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비리에 대한 당연한 검찰 수사에 눈물쇼와 뜬금없는 단식쇼로 맞섰다. 친명 중심 혁신위원회를 띄워 ‘혁신쇼’를 벌인 기억도 생생하다. ‘일본수산물 수입을 막겠다’며 의원들이 우루루 후쿠시마로 몰려가 ‘원전 오염수 쇼’를 벌이기도 했다.
이 대표의 속셈은 짐작이 간다. 의사와 정부를 갈라치기 해 다가올 총선에서 표를 얻을 요량일 것이다. 정부와 의사들이 극적으로 합리적 타협안을 도출할 경우 총선에 불리하다는 계산 아래 ‘정치쇼 프레임’을 꺼내 들었다는 의구심마저 든다. 민주당은 자주 이런 식이다. 정치적 이득을 앞세워 만사에 작은 트집을 잡아 조변석개하기 일쑤다. 여든 야든 말장난으로 국민을 오도하고 음모론에 의존하는 저질 정치에 더 이상 속을 국민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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