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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중한 미국 고위 관리들이 중국 측에 전기차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덤핑(수출품 가격을 정상 가격 이하로 낮추는 행위)을 시도할 경우 집단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1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재무부 소속 고위 관리 2명을 인용, 제이 샴보 미 재무부 국제 담당 차관이 이달 초 베이징에서 열린 경제 워킹그룹 제3차 회의에서 중국 경제 정책 관련 실무를 총괄하는 허리펑 부총리 등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샴보 차관은 FT와 별도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제·산업 정책은 수요가 어디에서 창출되는지보다 공급에 더 집중돼 있다”며 “이로 인해 초래된 (주요 산업에서) 중국의 과잉 생산은 전 세계 시장에 충격을 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우려하는 건 미국뿐만이 아니며, 세계의 다른 나라들도 행동에 나설 방침”이라며 “중국은 이를 갑작스러운 일로 여겨선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자국 내 초과 공급을 해소하기 위해 국제 시장에서 덤핑을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이 특히 우려하는 시장은 전기차, 태양전지판, 리튬이온 배터리 등 청정 에너지 부문이다. 유럽연합(EU) 등 우방국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을 겨냥한 반(反)보조금 조사에 착수하는 등 선제적 행동에 나섰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이달 말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이 문제를 주요 의제로 올릴 전망이다. 한 미 재무부 측 소식통은 “미국은 중국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한다”며 “옐런 장관은 올해 말 예정된 방중 자리에서도 이 문제를 핵심 안건으로 다룰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자국 경제 발전에 수반해 초래된 과잉 생산 문제가 세계 시장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은 적은 없다고 FT는 지적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2월 이와 관련해 “미래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만 언급했다.
중국은 되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 중국산 제품의 수입가를 높였다며 미국 측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작년 수출된 중국산 전기차 중 약 3분의 1은 미국 테슬라가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된 것이라는 주장도 더했다. 중국은 코냑 등 프랑스산 브랜디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나서며 EU에도 맞섰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문제 전문가 스콧 케네디는 “미국은 중국 내수 부양을 위해 계속해서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며 “상황이 바뀌지 않으면 미국도 EU와 같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규제를 대폭 늘리기 위한 조사에 착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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