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진주(잠실래미안아이파크) 재건축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조합 측에 공사비 증액을 위한 타협안을 제시했다. 3.3㎡당 공사비 823만원으로 작년 10월 요청한 공사비 증액안(889만원) 대비 7% 이상 줄어든 금액이다. 삼성물산은 오는 4월까지 조합 총회에서 공사비 증액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 시공단은 지난 16일 잠실진주(잠실래미안아이파크) 조합에 3.3㎡당 공사비로 823만원을 제시했다. 공사비 증가의 배경으로 지목된 마감재는 삼성물산이 고른 리스트를 반영할 것인지 이달 말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삼성물산은 4월까지 조합총회를 열어 공사비 인상안을 의결해달라고도 제안했다. 문화재 발굴 등으로 공사가 지연된 만큼 준공 기한은 2025년 11월로 5개월 연장될 전망이다. 사업기간은 최대한 단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반분양은 올해 하반기 진행될 전망이다.
시공단은 작년 10월 추가 공사비로 2168억원을 요청했다. 3.3㎡당 공사비를 660만원에서 889만원으로 대폭 올려달라고 요청한 셈이다. 이미 작년 4월 공사비를 3.3㎡당 510만원에서 660만원으로 한 차례 올렸던 만큼 조합 총회에서 인상안이 부결됐었다. 이번에 삼성물산이 제시한 공사비 인상안이 받아들여지면 조합원 1명 당 1억원 정도의 추가 분담금을 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마감재 조정을 통해 당초 요청한 공사비보다 인상폭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조합원 사이에선 잠실진주의 공사비가 1년만에 510만원에서 60% 뛰게 된 것은 마감재 때문이란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됐었다. 작년 10월 공사비 인상 요청 때 삼성물산은 증액의 배경으로 외국산 고급 지정마감재에 대한 유지·관리비용 증가 등을 꼽았다. 전체 마감재 중에 조합이 지정하는 비율이 높은데, 이런 지정마감재가 미리 시공사가 소매가보다 저렴하게 구입하는 기본마감재보다 단가 뿐 아니라 보관·조달비용이 비싸다는 지적이다. 조합원 반발에 조합이 삼성물산에 지정마감재를 선정해달라고 역제안했다.
잠실진주는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에 인접한 대단지 아파트다.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23개 동, 2678가구로 탈바꿈한다. 일반분양 가구가 578가구로 많은 편이라 매수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단지는 2022년 터파기 공사 때 2500㎡ 규모 백제 주거시설이 발견돼 4개월간 공사가 중단됐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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