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카페에서 포착됐다.
지난 19일 JTBC '사건반장'은 클린스만 전 감독이 캘리포니아 뉴포트비치에 있는 한 카페에서 지인과 만났다고 보도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40분쯤(현지 시간) 커피를 사러 나왔다가 클린스만 전 감독을 목격했다고 알려졌다.
클린스만 전 감독의 모습이 포착된 것은 지난 16일 축구대표팀에서 경질된 지 사흘 만이다. 그는 아시안컵 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지 이틀 만인 지난 10일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한 바 있다. 영상에 포착된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활짝 웃는 표정으로 지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아시안컵이 열리던 지난달 21일 독일 주간지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한국 사령탑을 맡게 된 과정을 소개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에 따르면 그는 아들이 2017년 한국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출전할 때부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알고 지냈는데 2022 카타르월드컵 도중 한 경기장 VIP 구역에서 정 회장을 다시 만나 농담조로 "감독 찾고 있냐" 물었더니 관심을 보여왔다는 것. 당시는 한국-브라질의 16강전(1-4 패)이 끝난 후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사임 의사를 밝힌 뒤였
다.
클린스만의 제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인 정 회장은 다음 날 도하의 한 호텔에서 그를 만나 커피를 마시며 이와 관련해 논의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정 회장에게 "스트레스받지 말고, 오래 알고 지낸 사이니까 해본 말이니 관심이 있다면 연락해 달라"는 취지로 말했고 몇 주 뒤 실제로 정 회장에게 연락이 와서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전 감독은 또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생기면 곧장 정 회장에게 문자메시지로 연락해 직접 대면한다"며 두 사람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재택근무 논란에 대해서는 "내 노트북이 내 사무실"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아울러 국가대표 파주트레이닝센터의 숙박시설이 낡고 북한과 가까운 곳이어서 싫어했다고 슈피겔은 보도했다.
클린스만의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를 통한 정상적인 절차로 감독을 선임했다는 정 회장의 주장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정 회장은 지난 16일 클린스만 전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며 "전임 벤투 감독 선임 때와 같은 프로세스로 선임했다"고 오해를 바로잡으려 애썼다. 그는 "61명에서 23명으로 좁힌 뒤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이 5명을 인터뷰했다. 이후 1, 2위와 2차 면접을 진행했고, 클린스만을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대표팀 감독 선임을 추진하고 있던 당시 전력강화위원들은 클린스만 감독 선임 발표 30분 전에야 통보받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클린스만은 경질 통보를 받자마자 가장 먼저 인스타그램에서 한국 축구 계정을 언팔부터 해 한국 축구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그는 8년 전 미국으로부터 약 80억의 계약 해지 위약금을 받은 데 이어 한국에서도 거액의 잔여 연봉을 챙기게 됐다.
협회가 2026년 7월까지 임기인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하면서 지불해야 할 잔여 연봉(70억원 상당)과 위약금은 100억원에 이른다. 계약서에 따르면 해임 후에도 계약된 2년 6개월간 연봉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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