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기 중앙노동위원장(사진)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노동위 70주년 기념식에서 “분쟁 해결을 넘어 신뢰사회 구축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노동위는 1953년 노동위원회법이 제정되면서 이듬해 2월 설립됐다.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에 대해 판정을 내리거나 노동쟁의를 조정하는 준사법기관이다. 이날 행사에는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등 노동계 주요 인사 300여 명이 참석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노동위는 연간 1만6000여 건의 노동 관련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 노동위의 사건 해결에는 평균 53.7일이 걸려 평균 401일 걸리는 법원에 비해 일곱 배 이상 빠르다. 노동위의 심판·조정 기능 절차에 들어가는 비용은 법원에 비해 훨씬 저렴해 서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노동분쟁 구제 절차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노동분쟁 사건이 법원까지 가지 않고 노동위에서 마무리되는 종결률은 95.7%에 달한다. 고용 관련 사건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20% 이상 증가한 만큼 노동위의 분쟁 해결 기능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노동위는 이번 70주년을 계기로 ADR 활성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발달한 ADR은 소송 대신 조정·중재로 노사 간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이다. 김 위원장은 “세대 갈등을 비롯한 차별, 괴롭힘 등 새로운 성격의 분쟁이 늘어나고 있다”며 “소송이나 파업 대신 화해와 조정으로 분쟁이 해결되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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