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노량진1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은 최근 내부적으로 기존 33층으로 예정된 재개발 계획안을 최고 49층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했다. 새로운 설계안을 바탕으로 다음 조합원 총회 때 층수 상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 조합 관계자는 “최고 층수를 높이면 많은 가구가 한강을 조망할 수 있어 사업성이 높아질 것”이라며 “사업성 개선으로 조합원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량진1구역이 공사비 상승을 감수하고 층수 상향에 나서는 것은 부쩍 높아진 분담금 부담 때문이다. 1구역은 노량진뉴타운 내 경쟁 구역과 달리 조합 내분으로 사업 지연이 반복됐다. 2구역과 6구역은 철거를 시작했고, 3구역도 시공사를 선정했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1구역은 사업이 지연된 데다 금융비와 사업비 지출로 조합원 분담금이 많이 늘어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앞서 1구역 조합은 당초 예정된 2992가구를 2870가구로 줄이는 대신 전용 39㎡ 등 소형 가구를 대체해 99·134㎡ 대형 가구를 늘리는 계획안을 조합원에게 공개했다. 중대형 가구를 늘려 분양 수익을 키우고 조합원 부담은 낮추겠다는 의도다.
층수 상향에 따른 공사비·공사기간 증가는 변수다. 49층까지 높일 경우 공사비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현재 노량진1구역이 시공사 선정 조건으로 내세운 공사비는 3.3㎡당 730만원 수준이다. 지난 15일 마감된 시공사 선정 입찰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앞세운 포스코이앤씨가 단독 참여했다.
일부 건설사에선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이미 다른 구역 대비 공사비가 낮은 상황에서 층수 변경은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량진1구역이 층수를 상향하면 공사비 인상폭이 클 것”이라며 “조합원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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