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키 역을 맡은 박정자는 “럭키라는 인물을 통해 저 역시 럭키한 순간들이었다. 여러분에게도 이 작품이 럭키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포조를 연기한 김학철은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어 정말 뜻깊었다. 저마다의 고도를 찾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소년 역의 김리안은 “영광의 순간을 함께해 정말 감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두 방랑자가 실체가 없는 인물 ‘고도’를 하염없이 기다린다는 내용의 희비극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사뮈엘 베케트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아무 의미 없는 것 같아 보이는 대사나 상황을 통해 부조리한 세계를 살아가는 인간의 절망과 혼돈을 표현하는 부조리극이다.
국내에서는 임영웅 연출이 1969년 초연해 약 1500회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지난달 18일까지 무대에 오른 이번 공연은 제작사 파크컴퍼니와 오경택 연출이 함께 짰다.
작품은 개막 전부터 원로 배우들의 출연으로 관심을 모았다. 역대 최고령 고고와 디디를 맡은 신구와 박근형을 포함해 럭키 역의 박정자와 포조를 연기한 김학철까지 연기경력을 합하면 220여 년에 달한다.
공연은 폐막까지 50번의 회차가 전석 매진되며 유례없는 흥행 기록을 세웠다. 연극의 인기에 힘입어 서점가에서 도서 판매량이 늘어나기도 했다. 연극 제작사 관계자는 “두 원로 배우의 열연이 화제를 모은 효과로 보인다”며 “연극을 많이 소비하지 않던 50~60대 중장년층까지 극장을 찾으면서 흥행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이달 23일 서울 강동아트센터를 시작으로 울산, 춘천, 세종, 강릉, 대구, 고양, 화성, 대전 등 9개 도시 순회공연을 한다.
구교범 기자 gugyobeo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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