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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기준 유럽 최대 은행인 영국의 HSBC 홀딩스가 중국 은행에 대한 지분 평가손으로 고금리에 따른 기록적 이익을 까먹으면서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고 보고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와 CNBC 등에 따르면 HSBC는 지난해 세전 이익이 1년전보다 78% 증가한 303억달러(40조4,800억원)라고 보고했다. 이는 분석가들의 추정치 341억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이 은행은 이 같은 결과가 지난 해 중국 교통은행에 보유한 19%의 지분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해 30억달러를 상각 처리한데 따른 것이라고 보고했다. 중국 경제에 가장 많이 노출된 서구 은행중 하나인 HSBC는 중국의 부동산 위기에 따른 여파로 지금까지 외국 은행 중 가장 큰 상각액을 기록했다. HSBC는 중국의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불안정한 가운데 중국 은행의 미래 현금 흐름과 대출 성장 및 이자 마진에 대한 전망을 토대로 교통 은행 지분에 대한 상각 처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으로 런던 거래소에서 HSBC 주가는 7%나 급락했다. 이는 2020년 이후 일일 하락폭으로는 가장 큰 것이다.
2023년 주당 순익은 1.15달러로 금융정보업체 LSEG가 집계한 1.28달러보다 적었고 2023년 매출은 661억달러로 컨센서스 660억달러보다 약간 많았다. 대출 수익성을 측정하는 순이자마진은 1.66%로 2022년 1.48%보다 개선됐다. 자산 대비 은행의 자본을 측정하는 보통주 1등급 비율은 2022년 14.2%에 비해 14.8%로 집계됐다.
이 은행은 이와 함께 20억달러 규모의 신규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으며 캐나다 사업 매각이 완료되면 올해 상반비중 0.21달러의 특별 배당금을 고려중이라고 말했다.
HSBC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많은 국가의 경제성장 둔화에 대비해 2024년 상반기 대출 전망에 신중하다고 말했다. 핵심 성과지표인 유형자본 수익률(ROTE)은 지난 해 14.5%였으나 올해는 10% 중반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올해 자산 부문 등에서 비이자 수익원 확대에 주력해 최소 410억달러의 비이자 소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 10월 라이벌인 스탠다드 차터드 은행도 중국 은행 지분에서 발생한 손실로 약 10억 달러에 달하는 타격을 입었다.
홍콩에 두 번째 본거지를 두고 있는 HSBC는 대부분의 수익을 창출하는 아시아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은행은 현재 프랑스, 오만, 그리스, 뉴질랜드 사업 매각을 완료했고 러시아, 캐나다, 모리셔스, 아르메니아에서 철수하는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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