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21일 16: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백화점 AK플라자는 애경그룹의 골칫덩이다. 수원, 분당, 평택, 원주 등 4곳에 자리잡은 AK플라자는 적자행진을 이어가면서 그룹으로 부실이 번져가고 있다.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는 제주항공 주식을 활용해 AK플라자 부실 처리에 나설 전망이다.
제주항공 지분 45.22%가 금융회사에 담보로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애경그룹 지주회사 AK홀딩스가 계열사 지원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제주항공 지분 상당수를 담보로 맡긴 결과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AK홀딩스는 지난 19일 KB증권에 제주항공 지분 9.67%(779만8961주)를 담보로 500억원을 빌렸다. 조달금리는 연 6.33%, 담보유지비율은 180%다. AK홀딩스와 에이케이에스앤디를 비롯한 애경그룹 계열사는 이번 대출을 포함해 제주항공 지분 총 45.22%를 금융회사 담보로 맡겼다. 전날 종가를 적용하면 4212억원어치에 달한다.
AK홀딩스 등이 제주항공 45.22%를 담보로 조달한 자금은 3130억원으로 추산된다. AK홀딩스는 2022년에 제주항공 지분 10.3%(830만5648주)를 담보로 교환사채(EB) 1300억원어치를 발행한 바 있다. EB는 투자자들이 일정 기간이 지나면 특정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교환을 원하지 않으면 채권 금리를 받고 만기에 상환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AK홀딩스와 에이케이에스앤디는 제주항공 지분 34.92%를 맡기고 주식담보대출 1830억원을 조달했다.
AK홀딩스는 조달한 자금으로 부실 계열사를 지원했거나 앞으로 추가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경그룹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AK플라자를 운영하는 에이케이에스앤디다. 이 회사는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매출 1676억원, 순손실 438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51960.7%로 나타났다. 자본총계가 16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눈앞에 뒀다. AK홀딩스는 제주항공 주식을 담보로 조달한 자금의 상당액을 에이케이에스앤디에 지원할 전망이다. AK홀딩스는 지난해 4월에도 에이케이에스앤디 유상증자에 참여해 790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경그룹이 제주항공 지분 담보를 늘리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자칫 주가가 급락하면 반대매매 우려가 고개를 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주가가 떨어져 담보유지비율을 밑돌면 AK홀딩스가 제주항공 주식 담보를 늘리면 되지만 그룹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반대매매 우려가 점점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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