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강인, 갈등 봉합…기성용 "최고다"·파비앙 "역시 쏘니"

입력 2024-02-21 10:52   수정 2024-02-21 11:00


'탁구게이트'의 중심에 선 축구 대표팀 미드필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영국 런던으로 가 손흥민(토트넘)에게 사과한 가운데 전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기성용이 후배를 다독였다.

이강인은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제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 팬 여러분께 실망을 끼쳤다"고 사과했다.

이어 "흥민이 형을 직접 찾아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긴 대화를 통해 팀의 주장으로서 짊어진 무게를 이해하고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흥민이 형에게 얼마나 간절한 대회였는지 제가 머리로는 알았으나 마음으로 그리고 행동으로는 그 간절함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던 부분에서 모든 문제가 시작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특히 흥민이 형이 주장으로서 형으로서 또한 팀 동료로서 단합을 위해 저에게 한 충고들을 귀담아듣지 않고 제 의견만 피력했다"고 전했다.

요르단과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을 앞두고 손흥민과 물리적으로 충돌한 이후 세상에 사건이 알려진 지 일주일만이다. 이강인은 손흥민을 만나기 위해 런던을 찾았고, 손흥민도 후배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다.


손흥민은 "그 일 이후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한 번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달라"며 이강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그러면서 "강인이가 잘못된 행동은 다시 하지 않도록 모든 선수가 대표팀 선배로 또 주장으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고 했다.

아울러 손흥민은 "저도 제 행동에 대해 잘했다 생각하지 않고 충분히 질타받을 수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저는 팀을 위해서 그런 싫은 행동도 해야 하는 것이 주장의 본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똑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해도 저는 팀을 위해서 행동할 것"이라고 자신의 신념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팀원들을 통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죄송하고 앞으로 저희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 계기로 더 성장하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성용은 이강인의 사과글에 "힘내자"라고 댓글을 달았고, 손흥민의 글엔 "최고"라고 치켜세웠다.

이강인과 PSG의 열혈 팬인 프랑스 출신 방송인 파비앙도 이번 여파로 악플 공격을 받았다. 그는 손흥민이 올린 글에 "역시 Sonny"라는 글을 적었다.

누리꾼들은 "이강인이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성장할 것 같다", "어릴 때는 실수 할 수 있다. 성숙해지길 바란다", "손흥민 너무 멋있다. 역시 캡틴", "손흥민이 대인배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응원했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전 전날 이강인, 설영우(울산),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은 저녁 식사를 일찍 마친 후 탁구를 치다가 주장 손흥민의 제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이강인의 멱살을 잡자 이강인이 주먹질로 맞대응했고, 다른 선수들이 두 선수를 떼놓는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이강인의 하극상은 '탁구 게이트'란 이름으로 국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질타를 받았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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